테슬라 배터리공장 전기 불안정
정상 가동 어려워 생산 어렵자
업체들 LG화학·삼성SDI 찾아
양사 생산 설비 증설 등 고민
정상 가동 어려워 생산 어렵자
업체들 LG화학·삼성SDI 찾아
양사 생산 설비 증설 등 고민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최근 원통형 배터리 수요가 급격히 늘자 천안과 중국 톈진, 말레이시아 세렘방에 있는 공장 생산설비를 완전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SDI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수개월 전부터 원통형 배터리 공장을 풀가동 중이고, 현재 증설 여부를 고민 중"이라며 "현재는 기존 18650 배터리(지름 18㎜, 길이 65㎜) 생산설비를 차세대 생산라인인 21700(지름 21㎜, 높이 70㎜)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21700 배터리란 기존에 휴대용 손전등 등에 많이 쓰던 원통형 배터리 크기를 키워 저장용량을 늘린 것으로 차세대 2차전지 표준으로 주목받고 있다.
LG화학 역시 상황이 비슷하다. 이 회사 역시 21700 배터리 생산을 늘리는 중이고, 전극에 특수 테이프를 감아 외부 충격에도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등 약점을 보완해 전동공구 등 비 IT 영역에서 시장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이유는 전동공구와 무선청소기 등 비IT 영역뿐 아니라 전기차 시장에서도 수요가 급격하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B3에 따르면 출하량 기준으로 원통형 배터리 시장은 2010년 16억900만 셀에서 2013년 15억6800만 셀로 감소하는 추세였지만, 2014년부터 반등해 작년에는 32억600만 셀로 규모가 커졌다.
이런 와중에 테슬라가 전기차용 배터리 자체 생산을 위해 건설한 기가팩토리가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면서, 삼성SDI와 LG화학에 예상치 못한 수혜가 돌아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작년 초부터 가동을 시작한 기가팩토리는 주 전력인 태양광발전 전기 공급이 불안정해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 전력을 끌어오는 등 노력하고 있지만, 기간 전력을 끌어오기 쉽지 않은 미 네바다주 사막이라는 입지 때문에 정상 가동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다 보니 기가팩토리에 공동 투자한 파나소닉은 일본에서 생산하는 원통형 배터리 전량을 테슬라에 공급하느라 다른 고객사 요청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형 배터리가 필요한 업체들이 대안으로 LG화학과 삼성SDI를 찾으면서 예상치 못했던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 삼성SDI는 테슬라에 전력저장장치(ESS)용 원통 배터리를 공급하는 중이고, 전기차 후발주자인 루시드모터스가 올해 생산할 예정인 고급 스포츠 세단용으로도 배터리를 납품하기로 했다. 최근 공장 건설에 난항을 겪고 있지만, 테슬라 대항마로 꼽히는 패러데이 퓨쳐의 경우, 지난 2016년에 LG화학 원통형 배터리 탑재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배터리 관련 협회 관계자는 "3~4년 전까지만 해도 원통형은 디자인 특성상 스마트폰 등 IT기기에 적용하기 어려워 점차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전기차 등장 이후 양산 효율성과 가격 경쟁력 면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며 "다만 원통형 배터리 시장을 주도하는 테슬라가 어떻게 나올지 몰라 배터리 업계는 아직 증설 투자에 신중한 편"이라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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