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필규 중소기업연구원 수석연구위원
![[디지털산책] 혁신형 중기 평가기준 개선할 때](http://contents.dt.co.kr/images/201803/2018032802102351607001[1].jpg "[디지털산책] 혁신형 중기 평가기준 개선할 때")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정책에 대해 그동안 많은 논란이 있었다. 그러한 논란을 통해 어느 정도 공감대가 이뤄진 것은 소득주도성장정책만으로는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고 혁신주도성장정책이 비슷한 속도로 함께 추진돼야만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혁신주도성장정책 역시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의 핵심 축의 하나이지만 같은 바퀴로 달려가야 할 소득주도성장정책이 너무 앞서가다 보니 엇박자가 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엇박자를 해소하기 위해 이제는 혁신주도성장정책의 속도를 본격적으로 높일 필요가 있다.
혁신주도성장의 핵심주체는 누구인가? 과거에는 대기업이 혁신의 핵심주체였고 중소기업은 혁신의 낙수를 통해 성장하는 형태였지만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낙수효과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최근에는 중소기업이 주도적으로 혁신을 실행하고 정부는 정책을 통해 이를 지원해 혁신형 중소기업중심의 경제구조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혁신형 중소기업은 이미 벤처, 이노비즈, 메인비즈 등의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이들 혁신형 중소기업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혁신주도성장의 핵심주체가 될 수 있을까? 혁신형 중소기업의 평가기준을 중심으로 몇 가지 문제점을 지적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혁신형 중소기업의 평가기준으로 기술이나 기술의 사업화능력이 중요한데 기하급수적으로 변화하는 기술을 평가할 수 있는 전문인력도 크게 부족하고 평가항목도 너무 많고 세분화돼 있어 제대로 평가하기가 쉽지 않다.
둘째, 기술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술과 절약하는 기술로 구분할 수 있는데 현재의 혁신형 중소기업의 평가기준은 이러한 차이를 충분히 고려하고 있지 않다. 또 기술은 사람에 체화되는 부분이 많아 인재육성이 매우 중요한데 이와 관련된 평가항목도 매우 미흡하다.
셋째, 기술은 CEO리더십에 따라 영세기업, 강소기업, 중견기업, 대기업, 혹은 도산기업 등 다양한 성장경로가 있을 수 있다. 기업성장에서 기술보다 CEO리더십이 훨씬 중요하다는 의미다. 이렇게 중요한 CEO리더십에 대해 객관적이고 체계적인 평가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다.
넷째, 평가기준에 따른 평가내용이 공개되지 않아 혁신주체의 참여를 제대로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예컨대 혁신형 중소기업에 오고 싶어하는 우수인력이 해당기업에 관한 정보를 알고 싶어도 혁신형 중소기업이라는 인증 외에 판단할 수 있는 정보가 거의 없어 입사를 기피하는 문제점 등이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혁신형 중소기업의 평가기준에 대해 전면적 혁신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첫째, 일자리 창출의 중요성을 감안해 평가기준에서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시할 필요가 있다. 기술변화의 속도가 너무 빠르고 평가전문가도 많지 않아 평가가 쉽지 않은 기술지표보다 일자리 창출은 기술혁신노력을 포함한 혁신경영의 종합적 성과로 평가가 용이한 객관적 지표이기도 하다. 둘째, 기술발전에서 사람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는 현실을 반영해 기술과 비슷한 비중으로 인재육성을 중시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혁신경영의 성과에 가장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CEO리더십에 관한 평가체계를 제대로 만들고 비중도 대폭 높일 필요가 있다. CEO리더십 평가에서는 특히 경영자와 근로자가 비전을 공유하고 성과를 나누는 성과공유제도와 오픈 마인드로 외부와 협력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등이 핵심지표로 포함될 필요가 있다. 셋째, 평가지표를 핵심지표 중심으로 대폭 간소화하고 평가내용은 홈페이지 등에 공개하도록 하여 혁신주체의 관심과 참여를 적극 유도할 필요가 있다. 혁신주도성장을 위해서는 혁신형 중소기업의 혁신부터 시작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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