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등 수출물량은 되레 감소
상승세 이어질지는 '미지수'
상승세 이어질지는 '미지수'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3월 수출이 515억8000만 달러로 잠정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수입은 447억2000만 달러, 무역수지는 68억7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수출은 6.1%, 수입은 5.0% 증가한 숫자로 74개월 연속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3월 수출은 역대 3월 수출 중 사상 최초로 500억 달러를 돌파했다.
하지만 불안 요인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우선 수출 물량은 가전·무선통신기기·자동차부품 등의 감소 영향으로 전년 동기보다 9.6% 줄었다. 대신 수출 단가가 17.4% 증가해 수출 상승세를 이어갔다.
반도체에 대한 의존도가 늘어난다는 점도 불안 요인이다. 반도체는 고부가가치 품목인 MCP(멀티칩패키지)와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수출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단일 품목 월간 수출 100억 달러를 처음 돌파(108억 달러)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해 44.2% 증가한 숫자로 이는 전체 수출의 5분의 1에 이른다.
그러나 메모리반도체 시황을 고려하면 앞으로 반도체 수출액이 계속 증가하긴 어려워 보인다. 한국무역협회가 조사한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에 따르면 2분기 반도체 EBSI는 100.7로 1분기와 비슷하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3월 30일 기준 D램·낸드플래시 표준 제품의 가격은 한 달 동안 동결됐다.2016년 5월 이후 단 한 번도 가격이 내려가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언제까지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지 미지수다.
제품별로는 반도체를 포함해 13대 주력 품목 중 컴퓨터(62.5%), 석유화학(0.8%), 석유제품(0.3%) 등 7개 품목 수출이 증가했다. 자동차(-8.6%), 자동차부품(-11.1%), 무선통신기기(-15.5%), 가전(-22.0%) 등은 줄었다.
지역별로는 유럽연합(24.2%), 일본(9.7%), 중국(16.6%), 아세안(2.2%) 수출이 증가했다. 무역협정 개정에 따른 불확실성과 경쟁 심화 등으로 미국(-1.0%), 베트남(-3.3%), 중남미(-7.8%), 인도(-11.0%), 중동(-22.5%) 등은 감소했다. 미국은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등의 수출이 감소한 가운데 반도체 제조용 장비 부품, 시스템 반도체, 쇠고기, 오렌지 등 수입이 15.4% 증가했다. 이에 따라 3월 대미 무역흑자가 전년 동기보다 41.5% 감소한 10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산업부는 제조업 경기 호조세 지속에 따른 교역 증가, 정보기술(IT) 경기 호황 지속, 유가와 주력품목 단가 상승 등이 수출 증가세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출 전망에 대해서는 "수입규제 확대, 미중 통상 갈등 우려,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금융시장·환율 변동성 심화, 신흥국 경기 둔화 가능성 등으로 수출 여건이 녹록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4월에는 전년 수출 호조에 따른 기저효과와 한국지엠 사태 등이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한편 산업부와 관세청이 공동으로 의뢰에 산업연구원이 분석한 '수출의 부가가치 및 일감 유발효과'에 따르면 작년 통관 기준 상품수출의 부가가치 유발 효과는 작년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3.1% 중 절반 이상인 1.6%포인트 만큼 이바지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어 작년 수출로 인한 일감 유발효과는 2016년보다 23만1000개 증가한 322만3000개로 나타났다.
박정일기자 comj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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