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원 숙명여대 소프트웨어학부 교수
![[시론] 대학-기업 SW인력양성 윈윈 해법](http://contents.dt.co.kr/images/201804/2018040602102351607001[1].jpg "[시론] 대학-기업 SW인력양성 윈윈 해법")
늘 그렇듯이 제자들이 2월 말과 8월 말 전기 및 후기 졸업을 하고 떠나면 대학들은 과연 올해는 작년에 비해 취업률이 높아졌는지 그리고 보다 좋은 환경으로 취업했는지 등에 촉각을 세운다. 그러면서 대학 경력개발처에서는 학생들의 취업을 위해 진로상담 등 지속적으로 점검한다. 많은 전문가와 조사기관에서는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이해 사라지는 직업과 새로 생겨나는 직업, 그에 따른 일자리 미스매치 등에 대한 많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고 그 중심에는 AI, 빅데이터 등의 소프트웨어 기술이 있다.
지난 주 미래 변화에 대응해 더 나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민간과 공공의 역할 및 정책적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일자리, 소프트웨어가 이끈다'라는 주제의 토론회가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주관으로 있었다. 4차 산업혁명시대를 이끌어나가기 위해서는 기업의 스마트화, 디지털 콘텐츠 산업의 진화, 21세기형 미래 인재 육성 등이 필요하다는 발표가 있었고 토론의 결론은 결국 소프트웨어가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고 그에 따른 인재 육성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일자리 창출은 결국 기업이 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정부에서는 정책적 뒷받침을 통해 기업들이 인력을 충원하고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등의 사업 의지를 높일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줘야 할 것이다. 다행히 올해 정부 고위 소프트웨어 정책 담당자는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사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하니 기대를 걸어본다.
그럼 대학에서의 소프트웨어 인력양성은 어떻게 해야 할까? 기업에서는 대학이 우수한 인재를 배출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현업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인재가 없어 인력난을 겪고 있다고 말한다. 과연 대학이 기업에서 바로 활용할 인재를 양성하는 곳인가에 대한 논란이 있다. 이날 토론자들의 의견은 대학이 기업에서 요구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곳이 아니라는 것에 동의했던 것으로 생각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다양한 기업의 요구에 맞는 인재를 양성하는 것은 대학의 특성화 정책에도 맞지 않는다. 대학은 대학 환경에 맞는 특성화를 바탕으로 소프트웨어적 소양을 갖춘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고 기업에서는 이렇게 배출된 인재들 중에서 기업의 발전에 기여 가능성이 있는 인재를 채용하고 각 기업 도메인에 맞는 기술적 추가 교육을 통해 업무에 활용하면 대학과 기업 서로가 윈-윈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에 대학들은 전공 이수 과목 학점 수를 높이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결코 우수한 인력 양성을 위한 좋은 해결 방법이 아니다. 기업에서 학생을 평가하는 방법이 얼마나 많은 과목을 수강했는지를 보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기업들도 우수한 인재를 판단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 전공 이수 과목 학점을 높이는 것은 유사 전공간의 칸막이를 세우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학생들이 관심 있는 과목을 많이 수강해 전공 주변의 관련 과목들에 대한 지식도 함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학생들은 복수전공과 부전공에 대한 관심이 높아 가는데 이러한 칸막이로 학생들의 복수전공과 부전공을 원천적으로 어렵게 하고 있다. 기업에서는 이렇게 소프트웨어 전공을 기본으로 하면서 주변 관련 과목을 수강해 기본을 갖춘 학생을 채용하여 기업에 맞는 인력으로 교육하고 활용하면 더욱 기업에 도움이 될 것이다.
사족 하나 더하면 최근 대학들은 학생 수 감소, 입학금 폐지와 등록금 동결 등에 따라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문 기사에 따르면 2016년 미국 하버드와 스탠포드 두 대학교가 거둬들인 기부금은 21억4115만 달러(약 2조 2500억 원)인데 반해 국내 156곳의 사립대학들이 받은 기부금은 총 3860억 원이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우수한 소프트웨어 인력 양성을 위해 기업은 대학에 기부금으로 후원하고 대학은 기초가 튼튼한 인재를 배출해 이러한 인재가 그 기업으로 취업하여 기업의 발전에 기여하는 상생모델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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