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가 미국과 중국 간 상호 관세에 따른 우리나라의 수출 감소 규모가 2억 달러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치를 내놓았다. 하지만 무역분쟁이 확산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상황을 예의 주시해 대응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산업부는 12일 서울 종로 한국무역보험공사 회의실에서 '미·중 무역분쟁 관련 업계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와 관련, 미국 정부는 지난달 22일(현지시간) 중국의 지적 재산권 침해에 대해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500억불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25% 관세 부과, 중국 기업의 투자 제한, 지재권 관련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등을 지시했고 지난 3일에는 전자기기, 자동차 등 1333개의 대중 관세 부과 리스트를 내놓았다. 중국 역시 지난 4일 대두, 자동차, 항공기 등 500억불 규모의 미국산 106개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날 회의에서 이진면 산업연구원 산업통계분석본부장은 양국의 상호 관세에 따른 대미·대중 수출 영향을 '세계산업연관표(WIOD)'를 사용해 정량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은 1억1000만 달러, 대미 수출은 9000만 달러 각각 감소하는 것으로 예상해 영향이 미미하다고 설명했다. 작년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은 1421억 달러, 대미 수출은 686억 달러다.
산업생산에 미치는 영향도 4억9000만 달러 줄어드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업종별로는 대미 수출은 화학과 정보통신기술(ICT), 대미 수출은 자동차, 부품, ICT에 제한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업종별 협·단체들도 대 중국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디스플레이의 경우 휴대전화와 PC 본체 등 주요 수요 품목이 제재 대상에서 제외됐고, 자동차와 기계, 철강 등도 대부분 중국 내수용으로 수출하거나 미국으로 재수출하는 물량이 없어 영향이 없는 것으로 평가했다. 대미 수출의 경우에도 자동차, 전자기기 등 핵심 수출업종은 미국 내수 중심의 수출 구조라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예상했다.
강성천 산업부 통상차관보는 "최근 중국과 미국 모두 협상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어 원만히 해결될 가능성도 있지만, 무역분쟁이 확산할 가능성도 상존한다"며 "관계부처, 업계 등과 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 시 민관 합동 대응방안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