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강해령 기자] 국내 폐쇄회로(CC)TV 카메라 제조 업체들이 중국 CCTV 카메라 제조업체의 저가 공세에 밀려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한화테크윈, 아이디스, 에치디프로, 하이트론씨스템즈, ITX엠투엠, 에프앤리퍼블릭, 코맥스 등 상장된 7개 국내 CCTV 제조업체 중 매출이 전년보다 오른 곳은 ITX엠투엠과 코맥스 두 군데에 불과했다.
한화테크윈의 씨큐리티 사업 매출은 2016년 6378억1700만원이었지만 2017년에는 8.96% 감소한 5806억1900만원 기록했다. 지난 3년 중 처음으로 5000억원대 매출로 감소했다. 아이디스, 에치디프로, 하이트론씨스템즈는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국내 CCTV 제조 회사들이 부진을 면치 못한 이유는 저가 CCTV 카메라를 내세운 중국 업체의 공세 때문이다. 중국 하이크비전, 다후아 등 매년 고성장하는 중국 CCTV 업체들이 세계 CCTV 시장을 빼앗으면서 국내 업체들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한 중소 CCTV 업체 관계자는 "회사 규모를 보든, 중국 정부의 CCTV 업계 지원을 보든 도저히 이길 수 없다고 판단해서 아예 경쟁사로도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미 중국 업체들이 세계 CCTV 카메라 시장의 50% 정도를 점유했고, 올해는 점유율이 더욱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국내 업체들이 급변하는 시장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것도 부진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 업체들은 인터넷망을 기반으로 한 IP 카메라로 빠른 전환을 통해 세계 CCTV 카메라 주도권을 잡았지만, 국내 업체들은 투자 여력 부족 등으로 시장 선점에 실패했다.
업계는 다양한 방식으로 올해 매출 증가를 모색한다. 에치디프로는 유럽,중동,미국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대량 생산에 대응한 '맞춤형' 고사양 CCTV 카메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회사의 중국 네트워크를 통해 부품 원가 절감에도 나설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당장 매출 개선은 쉽지 않겠지만, 하반기만 봤을 때 흑자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트론씨스템즈는 올해 매출 전략을 바꿀 방침이다. 기존 수출과 내수 비율이 7대3 정도였다면, 올해 6대 4로 비율 조정해서 국내 '오픈 솔루션 플랫폼' 사업에 주력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정보 보안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는 SK 인포섹 등에 회사의 물리적 보안 제품을 제공하는 등 통합 솔루션 사업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코맥스는 CCTV 카메라 사업 매출은 2016년 69억1200만원에서 2017년 69억5600만원으로 0.64% 증가했다. ITX엠투엠은 지난해 영업이익 3억9000만원을 내면서 2014년 이후 처음으로 흑자 전환했다. 강해령기자 strong@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