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선언'...우리측 제시 '비핵화' 등 3대 의제 모두 포함
'완전한 비핵화'명시...문 대통령 "핵동결 조치 소중한 첫발"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설치, 철도 연결 등 경협 가능성 열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7일 정상회담에서 올해 내 종전을 선언하고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한반도 평화를 실현하기로 합의했다.
두 정상은 이날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이하 판문점 선언)에 서명했다.
판문점 선언에는 '완전한 비핵화'가 명시됐다. 종전 선언에 따른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전환도 담겼다.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설치, 8·15 계기의 이산가족 상봉을 비롯한 남북관계 개선 방안, 동해선·경의선 철도 연결 등 경제협력의 물꼬를 틀 조치에도 합의했다. 우리 측이 제시한 3대 의제가 빠짐없이 명시된 셈이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공동선언문을 통해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며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렸음을 8000만 겨레와 전 세계에 천명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나는 오늘 김 위원장과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 실현이 공동의 목표라는 것을 확인했다"며 "북측 먼저 취한 핵 동결 조치들은 대단히 중대하고 완전한 비핵화 위한 소중한 출발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가 오늘 북남의 전체 인민과 세계가 보는 가운데 서명한 합의가 역대 합의처럼 시작만 뗀 불미스러운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두 사람이 무릎을 마주하고 소통 협력해 반드시 좋은 결실이 맺어지게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 최고 지도자가 세계 언론 앞에서 공동선언문을 육성으로 발표하는 것은 김 위원장이 처음이다.
판문점 선언에는 '남과 북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했다'고 명시했다. 특히 양 정상은 "북측이 취하고 있는 '주동적인 조치'들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의의 있고 중대한 조치라는데 인식을 같이 하면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위해 적극 노력한다"고 합의했다.
남북 정상은 향후 정기적인 회담과 직통전화를 통해 한반도 현안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올 가을 평양을 방문할 예정이다.
두 정상은 평화협정 전환을 구체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비무장지대(DMZ)를 실질적인 평화지대로 만드는 한편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만들기로 했다.
판문점 선언에는 '5월 1일부터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확성기 방송과 전단 살포를 비롯한 모든 적대 행위들을 중지하고 그 수단을 철폐하며 앞으로 비무장지대를 실질적인 평화지대로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고 썼다.
이와 함께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를 평화수역 조성을 통한 군사적 충돌 방지와 안전한 어로활동 방지 △상호협력과 교류 △왕래와 접촉이 활성화 되는 데 따른 여러 가지 군사적 보장대책 마련 등을 담았다.
남북은 군사적 문제 협의를 위해 향후 국방장관회담을 비롯한 군사당국자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다. 다음달에는 먼저 장성급 군사회담을 개최키로 했다.
민간교류와 협력 방안도 판문점 선언에 담겼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남북 정상회담 후속 조치로 고위급 회담을 비롯한 각 분야 회담을 빠른 시일 내에 개최하기로 합의하는 한편 향후 당국자가 상주하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개성에 설치키로 했다.
"남과 북은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과 공동번영을 이룩하기 위해 10·4선언에서 합의된 사업들을 적극 추진해 나간다"는 내용을 넣어 경제협력 가능성을 열었다.
남북 정상은 남북 적십자회담 개최와 이산가족·친척상봉 등 문제에 대한 협의 해결 원칙도 천명했다. 이산가족 상봉은 오는 8월 15일로 날짜를 확정해 선언문에 넣었다.
문 대통령은 판문점 선언문을 발표하면서 "대담하게 오늘의 상황을 만들어내고 통 큰 합의에 동의한 김 위원장의 용기와 결단에 경의를 표한다"며 "우리는 결코 뒤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판문점=공동기자단 박미영기자 mypark@dt.co.kr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후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판문점 선언문'에 사인한 뒤 포옹하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