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 불법리베이트 온상 지목
"적발땐 제약사도 100% 책임" 긴장
영업망 쥐고 있어 감독 쉽지않아
"적발땐 제약사도 100% 책임" 긴장
영업망 쥐고 있어 감독 쉽지않아
2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약 없이 복제약 영업 중심으로 운영되는 제약사들을 중심으로 CSO 활용이 크게 늘고 있다. H사는 지난해 CSO 등에 지급한 판매수수료가 623억원으로 매출의 47%에 달하는 비중을 차지했으며, M사도 매출의 41.6%에 해당하는 174억원을 판매수수료로 썼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개인 CSO는 약 4000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제약사 입장에서 CSO는 영업조직을 운영하는 고정비용을 줄이고 제품·지역별로 탄력적인 전략을 세울 수 있다는 정점이 있다. 하지만 일부 CSO는 제약사로부터 30∼40% 수준의 높은 수수료를 받고 이 중 일부를 병원에 불법 리베이트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영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CSO는 의약품 공급자에 해당하지 않아 불법 리베이트 단속의 사각지대에 있다는 점을 악용해 제약사와 은밀한 거래를 이어왔던 것. 실제 한 제약사는 2014년부터 3년 간 CSO를 통해 병원에 사례비 명목으로 12억원을 전달하다 검찰에 적발되기도 했다.
CSO를 활용한 영업이 불법 리베이트의 온상으로 지목되자 최근 국민권익위원회는 CSO 등을 통한 제 3자 불법리베이트 제공 시 해당 제약사도 처벌하라고 보건복지부 등에 권고했다. 또 CSO도 현재 의약품 공급자로 한정된 '경제적 이익 등 제공 내역에 대한 지출보고서'를 제출토록 했다. 복지부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글로벌의약산업협회와 CSO 관련 테스크포스팀(TF)을 구성해 관리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윤병철 보건복지부 약무정책과 과장은 "CSO를 통해 의료인에게 경제적 이익이 제공되면 제약사도 관리 감독에 대한 100%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제약사들에게 CSO를 관리 감독해야 하는 의무가 부가됐지만, 대부분 CSO가 개인사업자고 지역별로 여러 명과 계약을 맺기 때문에 이를 지키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CSO는 소속 직원이 아니기 때문에 회사 차원에서 통제가 쉽지 않다"며 "영업망을 쥐고 있는 CSO가 다른 업체와 계약을 맺으면 해당 약의 매출이 통째로 사라질 위험도 있다"고 말했다. 다른 제약사 CP(공정거래자율준수프로그램) 담당자는 "회사 차원에서는 CSO와 계약 시 준법준수 약정을 맺는 정도로 관리할 수밖에 없다"며 "제품을 파는 칼자루를 CSO가 쥐고 있기 때문에 최근에는 제약사의 갑·을 관계가 바뀐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지섭기자 cloud5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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