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보조금 정책 내년말 종료
일부 완성차업체들 국내사와 물밑접촉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 3개사
500㎞ 이상 주행 제품양산 기술경쟁도
일부 완성차업체들 국내사와 물밑접촉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 3개사
500㎞ 이상 주행 제품양산 기술경쟁도
자국 산업 육성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보복용으로 활용했던 중국의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 내년 말 끝나면서,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제조사의 중국 시장 진출길이 다시 열릴 조짐이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최근 잇따라 중국 현지 투자를 늘리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일부 중국 완성차 업체들은 국내 업체 배터리를 채용하기 위해 물밑 접촉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배터리 업체 관계자는 "중국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문의가 오고 있다"며 "오는 2019년 말 중국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 종료되는 만큼, 이후 신차 개발을 준비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2015년 이후 중국 현지 공장을 가동하며, 중국 상하이자동차, 위통, 포톤, 베이징자동차 등에 배터리를 공급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2016년 6월부터 자국 산업 육성을 위해 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중국 거래처가 사실상 거의 끊겼다. 하지만 중국이 오는 2020년부터 전기차 보조금을 완전히 폐지할 계획이어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다시 기회를 엿보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이미 GM과 메르세데스-벤츠 등에 배터리를 공급하면서 가격과 성능, 안정성 등 경쟁력을 증명했다는 입장이다. 최근에는 폭스바겐 차기 전기차 배터리 공급사로도 선정됐다. 수출을 고려하면 중국 완성차 업체들도 당장은 1회 충전에 300㎞ 이상 주행 가능한 국내 업체들의 배터리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국내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이에 따라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이 중국 투자를 재개하고 있다. 지난 2016년 중국에 배터리 셀 생산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하다 중단한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중국 SK 배터리 차이나 홀딩스 법인명을 '블루드래곤에너지'로 변경하고 864억원을 출자했다. 업계 관계자는 "셀 공장 건설에 수천 억원이 들어가는데, 이를 한 번에 투자하면 실적에 부담이 갈 수 있는 만큼 분산 투자하는 개념"이라며 "생산 현지화를 위한 사전 포석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SDI 역시 최근 1분기 실적 발표에서 "2020년 보조금이 없어지는 시점을 대비할 것"이라며 투자 가능성을 시사했고, LG화학은 총 2394억원을 투자해 중국에 배터리 소재 생산 합작법인을 세운다고 밝혔다.
기술 경쟁도 치열하다. SK이노베이션은 주행거리 500㎞ 이상 배터리 팩에 들어가는 전기차용 파우치 NCM811(양극재의 니켈, 코발트, 망간 비율이 8대1대1) 양산을 하반기 중 시작할 예정이다. LG화학은 2021년 니켈, 코발트, 망간 비율이 7대1대2인 NCM712, 2022년에는 코발트 비율을 한 자릿수로 줄이는 대신 알루미늄을 첨가하는 NCMA 배터리를 각각 양산할 계획이다. 삼성SDI는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배터리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세계 전기차(EV, PHEV, HEV)에 공급된 배터리의 총량은 약 10.28GWh로 전년 동기보다 57.0% 증가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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