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필규 중소기업연구원 수석연구위원
![[디지털산책] `생계형 업종`에 대한 오해](http://contents.dt.co.kr/images/201805/2018050802102351607001[1].jpg "[디지털산책] `생계형 업종`에 대한 오해")
이런 기업들은 분명 생계형 업종에 속해 있지만 이들 기업을 생계형 기업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들 기업들은 모두 얼마 되지 않는 자본금과 몇 명의 인원에 불과한 소상공인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진입장벽이 낮은 생계형 업종이다 보니 경쟁자가 많고 도처에 포식자가 숨어 있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생존조차 쉽지 않은 환경이었다. 통계청의 '2016년 기준기업생멸행정통계 결과'에 따르면 신생기업의 1년 생존율은 62.7%, 3년 생존율은 39.1%, 5년 생존율은 27.5%에 불과하다. 이 수치는 모든 업종을 포괄한 평균수치이고 생계형 업종의 생존율은 이보다 낮다. 이렇게 생존조차 어려운 창업환경하에서도 위에서 언급한 성공기업들은 수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글로벌기업으로까지 성장하는 잠재력을 보여줬다. 창업 후 소리 없이 사라지는 기업들과 사라지진 않더라도 근근이 살아가는 영세기업들과 이들 성공기업들의 차이는 무엇일까?
그것은 전적으로 창업자의 경영마인드와 경영능력의 차이에 기인한다. 성공기업의 창업자는 먼저 꿈의 크기부터 다르다. 생계형 기업 창업자가 자신과 가족의 생계유지가 꿈이라면 성공기업의 창업자는 자신과 가족을 넘어 훨씬 많은 타인의 생계를 책임지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물론 그런 꿈은 창업자 혼자만의 힘으로 이루기 어렵다. 함께 꿈을 꾸는 파트너가 있어야만 꿈을 실현할 수 있다. 회사 내부에서는 꿈을 공유하는 직원을 만들고 회사 외부에서는 꿈을 함께 하는 동업자를 찾을 수 있어야만 자신과 가족의 생계에만 관심 있는 생계형 경영자를 넘어선 혁신형 경영자가 될 수 있다. 내부와 외부로 열린 오픈 마인드를 갖고 오픈 이노베이션을 실행할 수 있는 경영자의 존재가 생계형 기업과 혁신형 기업을 가르는 핵심요인인 것이다.
첨단기술을 갖고 있어도 경영자의 마인드와 능력이 자신과 가족만 잘 먹고 잘 살겠다는 생계형 수준이라면 경영자의 그릇 이상으로 크기 어렵다. 최근 일가족 갑질행동으로 코너에 몰린 한진그룹의 사례는 생계형 수준 경영자의 귀착점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기업의 규모도 업종도 중요하지 않다. 대기업도 생계형 수준으로 운영하는 경영자가 있고 생계형 업종도 혁신형 수준으로 운영하는 경영자가 있다. 기업이 제대로 성장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충분히 만들 수 있으려면 생계형 경영자가 아닌 혁신형 경영자가 변화의 주역이 될 수 있도록 시스템과 정책을 전면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정부가 추진하는 혁신주도성장정책도 혁신형 경영자가 주도세력이 될 수 있어야만 실현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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