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안위, 폐기물 일부 유실 확인
검찰 수사 · 행정처분 추진 예정
반핵시민단체, 오늘 대전서 시위
해체 수준 정부쇄신안 마련 촉구
검찰 수사 · 행정처분 추진 예정
반핵시민단체, 오늘 대전서 시위
해체 수준 정부쇄신안 마련 촉구
시민단체들이 방사성폐기물(방폐물) 무단 처분 혐의로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안전불감증에 대해 강하게 규탄했다.
9일 핵재처리실험저지30㎞연대 등 반핵 시민단체들은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위치한 서울 광화문 KT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원자력연구원을 해체하는 수준의 쇄신안을 마련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10일 대전 원자력연구원 앞에서 시위를 이어갈 예정이다.
원안위에 따르면 원자력연구원은 1997∼2008년 서울 공릉동에 위치한 연구용 원자로 '트리가 마크-3'와 2004∼2011년 대전 연구원 내 우라늄 변환시설을 해체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폐기물을 일부 유실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우라늄 변환시설을 해체하며 나온 약 5톤 규모의 구리전선을 직원들이 절취해 재활용업체에 무단 매각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외부 유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 원안위와 연구원은 연구로 해체 과정에서 나온 각종 납 폐기물과 우라늄 변환시설 해체 폐기물 중 2.4∼5㎏ 규모로 추정되는 금 소재의 밀폐 부품이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
원안위는 "현재 소재 불명인 금, 구리전선, 납 폐기물 중 상당량이 원자력연구원 소속 전·현직 직원 등에 의해 절취·매각된 것으로 보고 있다"며 "무단 처분된 양과 시기 등을 구체적으로 알아내 위반행위 혐의자는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거나 고발하고 원자력연구원에 대해서는 행정처분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원안위는 이번 조사와 별개로 원자력연구원의 폐기물 관리 현황 전반을 확대 점검할 예정이다.
연구원 측은 사라진 방폐물에 대해 안전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안전관리 전반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은 더 커질 전망이다.
앞서 2016년 원안위 조사에서 원자력연구원은 방폐물 무단 폐기와 배기가스 감시기 등 측정 기록 조작, 허가조건을 위반한 제염·용융·소각시설 사용 등의 사실이 대거 적발된 바 있다.
이번 조사에서는 2010년 핵연료 제조시험시설 리모델링으로 발생한 해체 폐기물을 해당 시설 창고에 무단 보관하고도 폐기물 처리가 완료된 것처럼 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한 사실도 드러났다.
원자력연구원 측은 최근 재개 결정이 내려진 파이로프로세싱·소듐냉각고속로(SFR) 등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연구와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의 재가동 등 중요 사안을 앞두고 다시 불거진 안전 이슈에 당혹해 하는 모습이다. 연구원 관계자는 "원안위 조사에 최대한 협조해 빠른 시일 내 마무리되도록 할 것"이라며 "조사결과에 따라 후속조치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남도영기자 namdo0@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