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계가 문재인 정부의 네 가지 핵심 경제정책 가운데 '혁신성장'을 가장 아쉬운 부문으로 평가했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문재인 정부 출범 1주년을 앞두고 지난달 18일부터 27일까지 377개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의견조사에서 29.2%가 이같이 응답했다고 10일 밝혔다.
4차 산업혁명 인프라 확충, 전략적 해외진출 등 '혁신성장' 항목의 키워드와 관련된 정책이 중견기업의 신성장동력 확보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견련 관계자는 "급격한 친노동 정책의 부작용을 완화하고 과도한 규제 개선을 통해 기업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지원할 적극적인 신산업 육성 정책으로 산업 정책의 무게를 옮겨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지난 2월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문 정부의 중견기업 브랜드 정책인 '중견기업 비전 2280'에 대해서는 중견기업의 42.1%가 기대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혀 또는 별로 기대하지 않는다'는 응답(21%)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로, 지원보다 육성에 초점을 맞춘 최초의 중견기업 혁신정책 패키지에 대한 업계의 긍정적인 전망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비전 2280의 세부 이행 방안 중 특히 수출 중견기업 정책금융 지원(30.8%)이 중견기업 성장에 가장 보탬이 될 내용으로 꼽혔다.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글로벌 시장의 압박 요인이 확대되면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김규태 중견련 전무는 "글로벌 경제 환경 변화에 대응해 지속가능한 성장 토대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전체 매출의 14.5%, 수출의 17.2%, 고용의 5.5%를 차지하는 우리 경제의 '허리' 4014개의 중견기업의 활력을 확보하는데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현 시점에서는 급격히 추진되는 여러 노동 정책이 기업 경영 부담을 더 이상 가중시키지 않도록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업종·지역별 근로시간 단축 차등 적용, 탄력근무제·유연근무제 확대 등 보완책을 반드시 마련해야 할 것"라고 말했다.
한편 가장 속도감 있게 추진되는 정책으로는 '공정경제(35.5%)'가 꼽혔다. 수·위탁 거래가 많은 중견기업 현장에서도 공정거래위원회 중심의 불공정행위 근절과 상생협력 문화 확산 정책의 효과를 체감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문 정부는 작년 7월 '사람 중심 경제'를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으로 천명하고 △일자리 중심 경제 △소득주도 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 등 네 가지 핵심 경제정책 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