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0.25%p 추가 인상 확실시
달러강세 이어져 통화가치 급락
아르헨티나 IMF 구제금융 받아
한국도 금리 격차에 부작용 우려
달러강세 이어져 통화가치 급락
아르헨티나 IMF 구제금융 받아
한국도 금리 격차에 부작용 우려
미국 연방공개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인상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신흥국 통화가치가 급락하고 연쇄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급격한 자본이탈과 페소화 가치하락으로 이미 아르헨티나가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고, 인도와 터키 등지에서 정책금리를 전격 인상하면서 '6월 금융위기설' 이 현실화할 조짐이다. 미 금리인상에 따른 후폭풍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면서, 한국은행이 대응반을 가동키로 하는 등 국내 금융당국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미 연준은 오는 12~13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한국 시간으로는 14일 오전 3시에 회의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이미 금리인상으로 가닥을 잡은 상태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연 1.50~1.75%다. 미국 연방기금(FF) 금리선물시장은 연준이 금리를 1.75∼2.00%로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93.8%에 달한다고 전망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미국의 통화정책 영향이 과대평가 됐다면서 미국 금리 인상을 예고한 바 있다. 지난 5월 파월 의장은 "글로벌 요인들이 대내외 금융 여건에 영향을 미치지만 미국 통화정책 영향은 종종 과장된다"며 "선진국들의 통화정책 정상화는 신흥시장으로서 관리 가능한 범위 내에 있다"고 말했다.
미국 입장에서는 고용과 경기 개선으로 금리를 올릴 여력이 충분하다. 6월 미국 실업률은 3.8%로 떨어지며 1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준은 올해 실업률이 3.7%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4월 식료품과 에너지 지수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1년 전보다 2.1% 올랐다. 당초 시장의 예상치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미국의 물가상승률 목표치인 2%는 넘었다.
미국발 금리인상 기조가 지속되면서 신흥국을 중심으로 세계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신흥국 통화가치는 급락하고 있고, 자본시장이 취약한 아르헨티나를 비롯해 주요 국가에서 자본유출이 현실화 되고 있다. 아르헨티나 페소화는 지난 6일 기준으로 달러화 대비 24.9페소까지 오르며 지난 4월(20.531페소)에 비해 -17.5% 약세를 보였다. 결국 아르헨티나는 국가부도를 선언하고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통해 3년간 500억달러(53조4750억원)을 지원받기로 했다.
문제는 미국발 금리인상 후폭풍이 다른 신흥국으로 확산될 조짐이 크다는 점이다. 미국 금리인상으로 터키 리라화도 전월에 비해 -10.6%까지 떨어지며 달러화 대비 약세를 보였다. 브라질도 10년 국채금리를 12.4%까지 올리며 자본 유출에 대응하고 있지만 달러화 대비 헤알화 환율은 6일 기준 3.8527헤알까지 오르며 -9.0%를 기록했다. 외국인들이 신흥국에 투자했던 돈을 미국의 긴축재정으로 급격히 회수하면서 신흥국 통화 가치가 급락하고 있는 것이다. 신흥국으로 분류되는 한국은 그나마 외국인 자본 이탈이 발생하지 않고 있지만, 신흥국 자본이탈 영향과 한·미 금리 역전에 대한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 실제 미 연준이 이번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경우, 국내 기준금리와의 격차가 0.50%포인트로 확대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4일 'BOK국제컨퍼런스' 개회사에서 "2013년 긴축발작(Taper tantrum)으로 신흥시장국에서 급격한 자본 유출과 국제금융시장 불안이 초래했다"며 "앞으로 선진국들이 통화정책 정상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계심을 나타냈다. 긴축발작은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이 긴축 정책으로 전환되면서, 신흥국의 통화가치와 증시 급락을 불러오는 현상을 말한다.
기획재정부도 6월 경제동향보고서를 내놓고 "미국 금리인상 가속화 가능성과 보호무역주의, 신흥국 금융불안 등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한은은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14일에 긴급 통화금융대책반회의를 개최하고 점검에 나설 예정이다. 이 총재도 이날 미 연준 회의 결과와 관련해 입장을 내놓고 향후 대응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조은애기자 euna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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