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미시제도연구실 보고서
"민간 발행땐 허위보고 우려
중앙은행 발권 독점 바람직"
"민간 발행땐 허위보고 우려
중앙은행 발권 독점 바람직"
여기서 언급하는 전자화폐는 IC카드나 네트워크에 기존 통화를 저장해 실물 화폐를 전자적 수단이 대체한 화폐를 말한다. 전통적 법정 통화를 회계 단위로 하고 있어 비트코인 등과 같은 암호화폐와 성격이 다르다.
현재 정부는 암호화폐의 태환을 인정하고 있지 않지만, 전자화폐의 경우 그 유통을 인정하고 있다.
권오익 한국은행 미시제도연구실 부연구위원은 18일 BOK경제연구 보고서에 게재한 '민간 발행 전자화폐가 사회후생에 미치는 영향'에서 민간이 전자화폐를 자유롭게 발행할 경우 지급보증으로 보유한 정부채권 보유액을 허위로 시장에 보고하는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자화폐는 정부채권 등의 자산을 보증으로 발행되고 있지만, 사실 발행자의 실제 보유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 시장에서는 전자화폐에 대한 평가가 절하될 수밖에 없다고 보고서는 우려하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 피구세 등 세금 도입이 필요하다고 권 부연구위원은 주장했다. 피구세(Pigouvian tax)는 기업의 투자 및 지역 개발에 따른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세기 초 영국 경제학자 피구(Pigou)에 의해 제안된 조세정책이다. 석유 이용으로 인한 환경 오염 등을 석유 이용에 따른 세금을 부과해 그 자금으로 해결하자는 것이다.
권 부연구위원은 "자산보증으로 발행하는 전자화폐는 발행자가 명확하기 때문에 세금 부과가 가능하다"며 "선불카드나 미 달러화에 환율이 고정된 암호화폐 테더(USDT) 등이 대표적인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경쟁적으로 화폐가 공급될 때 발생할 수 있는 부정적 외부효과를 내부화 시키기 위해 세금 도입 등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 위원은 무엇보다 디지털 화폐 발행의 가장 안정적인 방식으로 중앙은행의 발권력 독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간에 맡겼을 때 각종 규제를 도입하는 것보다 중앙은행에서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사실상 현재 자유롭게 개발되고 시장에 유통되는 암호화폐를 제도권으로 도입하는 데 부정적인 의견을 비춘 것이다.
최근 중앙은행의 중앙은행격인 국제결제은행(BIS)에서도 "가상화폐가 의존하는 분산화 네트워크가 갖는 취약성 때문에 가상화폐 신뢰는 언제든 증발할 수 있다"며 "이 네트워크에서 디지털 소매거래도 이뤄지면 주고받는 통신량이 대폭 커져 인터넷을 마비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조은애기자 euna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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