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아시아나항공의 이번 '기내식 대란'은 이미 예고된 결과나 다름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을 비롯,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 역시 이런 대란의 책임은 회사에 있다고 시인했다. 과거 경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회사가 기내식 사업을 아웃소싱(외주화)한 것 자체가 잘못된 선택이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박삼구 회장은 4일 서울 광화문 금호아시아나그룹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내식 대란 사태에 대해 "모든 책임은 경영진에 있다"며 ""변명하고 싶지 않고 할 수 있었으면 했다"고 밝혔다. 김수천 사장도 "현재 기내식 담당 업체 750명 대부분이 기존 LSG코리아에서 종사해왔던 인력들"이라면서도 "순차적을 교육 훈련을 실시했지만, 충분하지 않았고 상당한 실책이 있었다"고 말했다. 사실상 사태 대란을 내부적으로 예고하고 있었다는 발언이나 마찬가지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서비스를 가장 우선시하는 사업 특성상 기내식 사업은 항공사로선 쏠쏠한 수익원이다. 무엇보다 안정적으로 납품할 수 있는 수익원이 내부에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국내는 물론, 해외 대형항공사(FSC)들은 내부에 기내식 사업부를 두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과거 기내식 사업부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03년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회사 내 기내식 사업부를 분사하기로 하고, 외주화를 추진했다. 당시 아시아나항공은 기내식 사업부 매각 시점에서 LSG로부터 650억원을 현금으로 받고 앞으로 5년 동안 성과에 따라 265억원을 지급받는 조건으로 계약을 맺었다. 매각 이후에도 20%의 지분을 유지해 경영에 참여해왔다.
이후 올해부터 게이트고메코리아로 기내식 공급업체를 변경하고 기내식 제조공장이 건설 도중 예기치 못한 화재 사고로 완공이 지연됐다. 아시아나항공은 급하게 LSG와 단기 계약 연장을 추진하다 생산 능력이 충분하지 않은 샤프도앤코로 급선회하며 기내식 대란을 초래했다. 익명을 요구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은 과거부터 유동성 위기를 자주 겪어왔다"며 "과거 기내식 사업부를 떼어낸 것 자체가 이번 사태의 발단이라고 볼 수 있으며 결론적으로 판단 미스였다"고 말했다.김양혁기자 mj@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