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을 낀 사람들의 불편 사항 중의 하나는 안경에 자주 생기는 김서림과 성애로 인한 시야 방해일 것이다. 특히 겨울철 밖에 있다가 따뜻한 실내로 들어오면 김서림이 생겨 안경을 닦아야 하는 불편을 매번 겪는다.
국내 연구진이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초미세 투명 금속배선을 활용해 김서림 없는 안경을 개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연구재단은 강봉철 금오공대 교수 연구팀이 안경을 포함한 다양한 웨어러블 광학기기의 김서림을 순식간에 제거할 수 있는 '금속 배선 제조기술'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안경에 끼는 습기를 가장 빠르고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방법은 열선코일을 안경에 부착하는 것이지만, 시야를 방해하기 때문에 눈 가까이에 사용하기 어렵다.
연구팀은 1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초미세 금속 배선을 안경 표면에 형성한 후 미세 전력으로 금속 배선을 가열시켜 순식간에 습기를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위해 전구의 필라멘트처럼 얇고 가느다란 레이저 초점을 나노입자와 유기화합물이 섞인 용액에 쪼여 투명한 초미세 배선을 안경알 위에 제작하는 '레이저 필라멘트 성장 소결' 기술을 개발·적용했다. 이 금속 배선은 머리카락 굵기의 100분의 1 수준이어서 플라스틱, 필름, 유리 등 다양한 소재에 형상과 곡률에 상관없이 제작할 수 있다. 또 흐릿하고 어두워지는 왜곡현상이 없고 유리 수준인 98% 이상의 빛 투과율을 보인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강봉철 교수는 "안경, 스마트 글래스, 가상현실 기기, 스포츠 고글 등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에 생기는 김서림과 습기, 성애 제거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머터리얼즈 케미스트리(7일자)' 표지논문에 실렸으며, 교육부와 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연구가 수행됐다.대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안경 표면의 온도를 80도 가까이 올려 습기를 제거하는 원리로 바탕으로 개발된 초미세 투명 금속배선으로, 고온다습 환경에서 김서림 없이 깨끗한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