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공공기관 이용 규제 완화
대상 정보·등급 구분 없애기로
IT 서비스 시장 생태계 등 급변
대상 정보·등급 구분 없애기로
IT 서비스 시장 생태계 등 급변
중앙부처·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의 거의 모든 시스템이 앞으로 민간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공공기관의 경우, 일부 시스템만 민간 클라우드 사용이 가능했던 데서 대상기관과 시스템 규제를 대폭 풀기로 한 것이다. 금융권이 내년부터 클라우드 이용규제를 풀기로 한 데 이어 공공부문 빗장도 풀리면서 민간 뿐만 아니라 공공부문에서도 클라우드 시장이 확산될 전망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행정안전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민간 클라우드 이용 대상기관을 기존 공공기관에서 중앙부처, 지자체로 확대하기로 했다.
두 부처는 최근 청와대와 함께 공공부문의 민간 클라우드 이용확대 방안을 논의해 왔다. 행안부는 이달말이나 9월초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공부문 민간 클라우드 이용 확대방안을 발표하고, 공공기관 민간 클라우드 가이드라인을 연내에 개정할 예정이다. 가이드라인은 개정 즉시 발효되는 만큼 연내에 본격적으로 공공부문 클라우드 시장이 열릴 전망이다.
민간 클라우드를 이용할 수 있는 대상 정보도 네거티브 방식으로 바꾼다. 공공시스템을 3개 등급으로 구분하고 가장 낮은 등급인 3등급만 민간 클라우드 이용을 허용하던 것에서 등급 구분을 없애기로 한 것이다. 다만 국가안보나 외교·통일, 수사·재판 등 국가 운영과 관련한 핵심 정보는 제외한다. 건강·유전정보, 범죄경력 등 민감한 개인정보가 담긴 시스템도 예외로 한다. 이들 정보를 제외한 거의 모든 시스템은 민간 클라우드 이용을 허용해 시장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정부 가이드라인에 의해 정보를 데이터 규모, 시스템 복잡성, 보안성 등에 따라 3개 등급으로 구분했는데, 민간 클라우드 이용이 가능한 3등급 시스템은 전체의 8%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앞으로는 대부분의 공공시스템이 허용됨에 따라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그동안 클라우드 업계는 공공부문에서 3등급 구분체계를 없애고 모든 기관의 이용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앞서, 금융위원회도 내년 1월부터 개인 신용정보, 주민등록번호 등 금융회사가 보유한 사실상 모든 정보의 클라우드 이용을 허용함에 따라 내년도에는 공공·금융 클라우드 시장이 동시에 열릴 전망이다. 특히 금융시장에서는 빅데이터 분석, 인터넷뱅킹, 대고객 서비스 등에서 클라우드 이용이 빠르게 늘 것으로 보인다.
공공·금융기관의 IT 이용방식이 클라우드 서비스로 대거 전환할 경우, IT 시장 생태계도 급변할 전망이다. 이미 글로벌 IT시장은 아마존웹서비스·마이크로소프트·구글 등이 주도하는 클라우드 기업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그동안 KT·네이버 등이 주도해온 국내 클라우드 시장도 통신·IT 서비스 기업들이 가세하면서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SK C&C의 관계자는 "단순히 IT인프라를 제공하는 게 아니라 산업에 대한 전문지식과 시스템 경험이 있는 기업이 클라우드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면서 "공공 클라우드 시장은 그동안 시장규모에 비해 경쟁자가 많아서 본격적으로 뛰어들지 않았지만 앞으로 시장이 열리면 안 들어갈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다른 IT업계 관계자는 "클라우드 시장 성장은 IT 이용방식 변화에서 그치지 않고 IT산업 생태계 변화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공공·금융 클라우드 시장 개화를 계기로 국내 IT산업의 빅뱅이 예상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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