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임대비중 매월 60% 웃돌아
주택 수급 불균형 장기화 초래
취득·양도세 감면 절세효과 차단
주택 수급 불균형 장기화 초래
취득·양도세 감면 절세효과 차단
임대주택자 세제혜택 축소검토 왜?
정부가 1년만에 등록 임대주택에 부여키로 한 세제 혜택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한 것은 당초 취지인 전·월세 시장 안정보단 정상적인 거래가 가능한 매물이 줄고 이로 인해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역효과를 불러일으켰다는 비판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다주택자 임대 등록이 증가하면서 정상적인 거래가 가능한 매물이 급감하는 부작용이 나타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8년 이상 장기 임대등록 주택의 증가는 주택 수급 불균형의 장기화를 초래할 것으로 전망됐다.
올 들어 7월 말 누적 기준 임대주택 등록 수는 117만6000채로 전년 동기 98만채에 비해 20% 증가했다. 정부의 2020년 목표치인 160만가구의 73% 수준에 달한다. 신규 등록한 임대주택 수도 19만9300채로 10만 채 규모인 분당신도시를 2개 정도 합친 물량만큼 많다.
올해 3월까지는 4년 이상 임대하는 단기일반 임대주택 비중이 더 높았지만 4월부터는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 장기보유 특별공제, 종합부동산세 합산 배제 자격이 8년 임대주택에만 적용되면서 8년 이상 임대주택 비중이 매월 60%를 웃돌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줄이겠다고 밝힌 만큼 제도가 시행 되기 전 임대등록 주택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주택자들이 임대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주택을 중간에 팔 경우 종부세 등을 토해내야 하기 때문에 정상적인 거래가 가능한 매물은 줄게 되고 이로 인해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신규 임대주택이 다주택자들의 투기 수단으로 변질 되고 있고, 이로 인해 아파트 매물이 오히려 줄면서 집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임대 사업자에 과도한 특혜가 주어지고 있고 이는 정부의 부동산 투기억제책의 예외조항과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교수는 "투기억제책의 핵심은 다주택자에게 무거운 세금 부담을 안기는 데 있는데, 이와 같은 특혜로 인해 억제책이 무력화되는 결과가 빚어지게 된다"며 "임대주택 등록제는 부동산 투기에 꽃길을 깔아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국토부가 등록 임대에 대한 혜택 축소에 나선 것은 이 같은 공급 부족과 관련한 지적을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국토부는 기존 보유 주택의 임대주택 등록보다는 신규로 주택을 구입하면서 임대로 등록한 데 대한 세제 혜택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집을 사고 임대업자로 등록하면 취득세와 재산세 등 지방세가 면제·감면되고 이후 집을 팔 때 양도세를 감면받는 등 절세 효과가 생기는데 이 점을 노리는 임대주택 사업자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국토부는 아직 주무 부처인 기획재정부와 구체적인 협의에 들어가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양도세나 종부세 합산 배제 등 핵심적인 내용에서 혜택의 폭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 기획재정부는 내년부터 재개되는 연간 2000만원 이하의 임대소득에 대한 과세에서 미등록자와 등록자에 대한 임대소득 기본공제 금액과 필요경비 인정 비율 등을 차등 적용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세법 개정안을 최근 국회에 제출했다. 이 때문에 국토부가 제도 개선안을 마련해도 국회에서 다시 구체적인 내용이 논의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등록 임대주택에 대한 대출 혜택은 이미 금융당국이 임대 사업자를 포함한 사업자대출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임대주택 등록자가 100만호를 넘어섰고, 임대주택으로 등록하지 않아도 임대소득을 파악할 수 있는 주택임대차통계시스템도 구축된 만큼 세수 확보가 수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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