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시장 167조원… 연 12% 성장
정부, 규제완화·데이터 경제 강조
위치정보 제공 사전동의 등 면제
정부, 규제완화·데이터 경제 강조
위치정보 제공 사전동의 등 면제
"시작도 데이터, 끝도 데이터다."
최근 IT뿐 아니라 금융·제조·유통·서비스 등 전 산업 분야 주요 기업들의 최대 화두는 바로 '데이터'다. 기업들은 데이터를 재료로 해서 사업 전 영역을 지능화할 뿐 아니라 사업방식까지 재정의하고 있다. IT기업이 금융서비스를 하고, 자동차 회사가 교통서비스 기업으로의 변화를 시도하는 등 디지털혁신은 기존 산업의 구조와 생태계도 바꿔놓고 있다. '개인정보 규제'에 발목이 잡혀 이같은 흐름에 유독 뒤처졌던 우리나라가 정부의 개인정보·클라우드 규제완화에 힘입어 전환점을 맞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데이터경제 뒤처져선 안돼"=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경기 판교 스타트업캠퍼스를 방문한 자리에서 "데이터경제가 세계적으로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면 우리도 그에 발맞춰 신속히 전략을 세워나가지 않으면 안된다"면서 "대한민국은 인터넷을 가장 잘 다루는 나라에서 데이터를 가장 잘 다루는 나라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문 대통령은 "데이터의 적극적인 개방과 공유로 새로운 산업을 도약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장행사에 참여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 행정안전부, 금융위원회 등 4개 부처는 개인정보와 클라우드 관련 규제를 완화해 신사업과 신서비스 마중물을 만들고, 데이터경제 활성화를 위해 내년도에 빅데이터와 AI(인공지능) 등에 1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데이터 활용의 걸림돌이 돼 온 개인정보 규제를 완화하고, 정부와 공공기관의 민간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제한을 풀어 관련 산업을 키운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우선, 당사자를 특정할 수 없는 가명정보를 당사자 동의 없이 기업이 활용할 수 있게 된다. 공공기관만 홈페이지 등 일부 서비스만 이용할 수 있었던 민간 클라우드 서비스는 중앙부처와 지자체도 쓸 수 있게 된다. 또, 스마트 시티, 무인차 드론 등 신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사물위치정보 수집·이용·제공 때 사전 동의를 면제한다. 정부는 관련 법안을 하반기 국회에서 통과시킨다는 계획이다.
◇세계는 이미 데이터 전쟁=데이터산업과 클라우드는 뗄 수 없는 분야인 만큼, 이와 관련한 규제 완화는 시장에서 큰 파괴력을 가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세계 데이터 시장 규모는 지난해 1508억 달러(약 167조원)에서 연평균 11.9% 성장해 2020년 2100억달러(233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국내 데이터 시장도 지난해 6조3000억원에서 2020년 7조8000억원, 2022년 10조원으로 연평균 7.6%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정보제공 동의제도 등 개인정보 규제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데이터를 원료로 하는 모든 산업에서 큰 걸림돌로 작용해왔다. 우리나라는 활용도가 높은 데이터가 2만5000개로 미국의 23만3000개에 비해 9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빅데이터 활용과 분석 수준은 63개국 중 56위로 극히 저조하다. 그러나 앞으로 개인정보가 산업계에서 활용되기 시작하고, 위치정보 관련 규제가 풀리면 정밀의료, 자율주행차, 핀테크 등 신산업이 빠르게 자리잡을 수 있을 전망이다.
규제완화와 함께 클라우드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클라우드는 IT산업 생태계를 뒤집는 강력한 태풍의 눈으로 등장했지만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기업에 주도권을 내주고 있는 실정이다. 시장에선 아마존웹서비스(AWS)가 굳건한 1위를 차지한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이 추격하고, 이어 알리바바와 오라클, IBM이 뒤따르고 있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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