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현안 해결을 위해서는 정확한 실태조사와 통계에 기반한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중소기업중앙회와 중소기업학회가 25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제2대회의실에서 개최한 '노동현안 제도개선 토론회'에서는 이 같은 지적이 제기됐다.
이날 박성택 중기중앙회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영세사업장 비중이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나라에서는 노동정책에 민감할 수 밖에 없어, 구체적인 실태와 통계를 기반으로 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현안과 관련해, 일시적인 지원책을 논의하기보다는 근본적으로 대안이 될 수 있는 제도를 만드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강조했다.
또 이재원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노동문제가 이처럼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는 것은 준비가 부족한 상황에서 정책이 급격히, 일률적으로 시행되었기 때문"이라며, "관련 법을 개정해 제도를 미리 개선하지 않고서는 사후적으로 지원책을 통해 현장의 부작용을 막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이승길 아주대학교 교수가 '근로시간 제도 유연화를 위한 개선방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또한 라정주 파이터치연구원 원장이 '최저임금 구분적용 및 결정구조 개선'을, 김강식 항공대학교 교수가 '주휴일 제도 해외사례 비교 및 개선방안' 등을 각각 발표했다.
이승길 교수는 근로시간 규제는 장기적으로 노사자율에 의한 정책이 될 수 있도록 점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국내 근로시간 제도는 유연성이 매우 떨어진다"며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 확대와 요건 완화, 근로시간 특례업종 규제 완화, 재량근로제 대상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라정주 원장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단순노무·비반복적 육체노동자의 일자리를 줄이는 데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라 원장은 "영업이익을 고려해 업종별, 규모별 구분적용이 필요하다"며 "지역별·연령별 구분 적용도 검토할 수 있도록 근거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최저임금 인상률이 최저임금 인상 여파에 대한 객관적 분석에 따라 결정되도록 하려면, 최저임금 인상률의 결정 주기를 현재의 1년에서 2년으로 바꾸고, 결정 방식도 정부 또는 국회 결정으로 변경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강식 교수는 주휴일 제도에 대해 "유급 주휴일 제도가 도입된 것이 1953년"이라며 "사회·경제적 여건이 변화하면서 유급 주휴 보장의 당위성이 낮아졌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급 주휴로 인해 △주 15시간 미만 근로자와 상용직 근로자간 임금격차가 확대되는 점 △영세·소상공인의 지급능력을 초과해 범법자가 양산되고 있는 점 △대법원의 최저임금 관련 판례와 불일치하는 점 △세계적으로 유급주휴를 인정하는 나라가 대만, 터키 뿐이라는 점 등을 들어 유급 주휴일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중기중앙회는 이날 토론회에서 제시된 의견을 토대로 입장을 정리해 국회와 정부에 전달하고 관련 법 개정을 촉구할 예정이다.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25일 서울 여의도 소재 중소기업중앙회 제2대회의실에서 열린 '노동현안 제도개선 토론회'에서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