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이 수 영한국카카오은행 전략파트장
열린플랫폼에 다양한 사업자 참여
2금융권 기업과 연계대출 선뵐듯
카카오택시 등 카카오와 협업확대
열린플랫폼에 다양한 사업자 참여
2금융권 기업과 연계대출 선뵐듯
카카오택시 등 카카오와 협업확대
디지털금융 프론티어
(10) 이수영한국카카오은행 전략파트장
"모든 걸 혼자 다 할 수는 없죠. 모바일 금융의 핵심은 연결입니다. 카카오뱅크라는 열린 플랫폼에 누구라도 들어와서 미래 금융서비스를 함께 만들자는 것입니다."
이수영 카카오뱅크 전략파트장을 지난 1일 고객서비스 센터가 있는 서울역 앞 KDB생명타워에서 만났다. 훤칠한 키에 잘 생긴 얼굴, 40대 초반의 젊은 그이지만, 카카오뱅크가 정부 인가를 받기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꾸린 2015년부터 2017년 7월 최종 인가받기까지 모바일 뱅킹의 핵심 전략을 주도한 브레인이다.
"카카오뱅크가 기존 은행들처럼 모든 것을 혼자 다 한다는 것은 마치 산에 올라가 '근의 공식'을 스스로 깨닫고 내려오는 것과 비슷할 거에요.(웃음) 카카오뱅크의 핵심 전략은 제휴, 연결입니다."
그는 "디지털 금융 업의 본질은 사람과 사람, 기업과 기업, 사람과 상품을 연결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예적금 등 수신 상품과 대출상품 외에 증권, 보험 등 다른 금융 상품을 늘려 사람과의 연결을 늘리는 것도 있지만, 모바일 금융 플랫폼으로서 다양한 기업들이 들어와 서로 연결해 새로운 서비스 가치를 창출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마치 카카오가 카카오톡이란 플랫폼에 택시, 카풀, 게임, 쇼핑 등 다양한 사업자가 들어와 시장 영역을 확대하는 것처럼, 카카오뱅크도 금융 플랫폼으로 다른 사업자들을 참여시켜 함께 성장하겠다는 전략인 것이다.
카카오뱅크는 이런 플랫폼 협업 모델을 조만간 선보인다. 캐피탈, 저축은행 등 2금융권 기업들과 함께 '연계 대출'이라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에서 신용 대출을 받지 못했거나 금리 등 더 좋은 조건의 대출상품을 알고 싶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다른 금융사의 대출 상품 조건을 실시간으로 비교해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소비자가 직접 A라는 저축은행에서 대출받을 때보다 이 곳에서 대출받으면 우대 금리를 제공한다. 카카오뱅크는 다른 금융사로부터 일정 부분 대가를 받고, 다른 금융사는 대출상품을 더 많이 판매할 수 있으며, 소비자는 더 낮은 금리에 대출을 받을 수 있으니 3자 모두가 이익이다.
다른 기업과 제휴 사업 모델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미 지난 1일 신용정보회사인 코리아크레딧뷰로(KCB)와 손잡고 카카오뱅크 이용자가 아니더라도 누구라도 들어와 자신의 신용등급을 조회할 수 있는 무료 서비스를 선보였다. 서비스 시작 하루 만에 이용자가 12만명을 넘었다.
내년 상반기 선보일 자체 중저 신용자 대출상품을 위한 신용평가시스템 역시 다른 기업들과 제휴를 통해 만들고 있다. 정교한 신용평가를 위해선 소비자 빅데이터가 필수인데, 롯데유통의 소비자 거래 데이터, 카카오의 선물하기와 카카오택시 거래 데이터를 1년 전부터 수집해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 700만명이 넘는 카카오뱅크 이용자 데이터와 '머신 러닝'(기계가 스스로 학습하는 인공지능 기술)까지 더해 자체 신용평가시스템을 만들 계획이다.
2대 주주인 카카오와 협업도 늘어난다. 이 파트장은 "현재는 카카오의 간편송금, 카카오페이 등에 등록 계좌은행으로 협력하고 있지만, 앞으로 카카오택시 등 카카오의 다른 사업 부문과도 연결하는 작업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1월 정보통기술(ICT) 대기업에 한해 의결권 지분을 기존 4%에서 최대 34%까지 늘릴 수 있는 '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이 발효한다. 이에 따라 현재 카카오뱅크의 최대주주인 한국투자금융지주(지분 50%)에 이어 2대 주주인 카카오(지분 18%)가 지분 투자를 늘려 최대주주로 올라설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이에 대해 이 파트장은 "한국투자금융지주와 카카오가 논의해 결정할 문제로 아직 협의된 건 없다"며 "다만 애초 공동출자 약정서에 카카오가 지분 30% 이상을 가질 수 있는 규제 변화가 생기면 카카오가 30% 지분을 갖고, 한투가 30%에 한 주를 뺀 지분을 가질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6월 말 현재 자본금이 1조3000억원,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6.85%로 시중 은행과 비교해서도 건전성 측면에서 뒤질 게 없다며, 당분간 추가 증자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르면 내년, 늦어도 2020년엔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며 "2020년 이후 증시 상장을 통한 자본금 조달 계획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출범한지 1년 3개월인 지난 10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수신은 9조5000억원, 여신은 8조4000억원, 고객수는 706만7000명에 달한다. 그야말로 엄청난 발전 속도다. 그러나 사업 초기 투자비가 많이 들어 작년 1045억원 적자에 이어 올해 상반기도 120억원 적자를 봤다.
그는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체크카드 발급량이 557만개인데, 고객 체크카드 이용 패턴을 분석해봤더니 한 고객이 한 달에 20번 이상 쓰는 걸 확인했다"며 "이는 적어도 하루에 한번은 카카오뱅크 체크카드를 쓴다는 것인데, 그만큼 카카오뱅크가 빠르게 소비자 생활 속으로 파고들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입에서 입으로 확산하는 네트워크 효과가 더해지면서 일상에서 더 많이, 더 자주 이용되는 은행으로 가고 있어 곧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룡기자 srkim@
사진=박동욱기자 fufus@
■이수영 전략파트장 약력
▲1976년 2월 출생
▲고려대 경제학과 졸업
▲미 코넬대 MBA
▲2003년 KB국민은행 전략기획부
▲2015년 카카오 코퍼레인트센터 모바일뱅크 TF 부장
▲2016년 한국카카오은행 전략파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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