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서울 숙명여고 시험문제 유출 의혹 수사에 착수한지 2개월여 만에 전임 교무부장과 쌍둥이 자녀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12일 서울 수서경찰서는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쌍둥이 자매의 시험지에 적혀있는 답안 등 문제유출 정황에 대해"(쌍둥이 자매가 정답을) 암기한 후 시험지를 받자마자 암기한 정답을 시험지 밑에 적어놓고, 이것을 OMR카드에 옮겨적은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현재 고교 2년생인 쌍둥이 자매의 성적은 1학년 1학기에 각각 문·이과 121등·59등에서 1학년 2학기 5등·2등을 거쳐 이듬해인 2학년 1학기에는 나란히 1등으로 수직상승했다. 성적 급상승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자 서울시교육청은 특별감사를 거쳐 지난 8월31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진점옥 수사과장은 이날 수사결과 브리핑을 통해 "정답표가 기재된 암기장이 발견됐다. 또 휴대폰에 영어시험 정답이 저장돼 있었고, A씨가 금고 비밀번호를 알고 있던 점이 결정적 증거가 됐다. 2학년 1학기 기말고사의 경우에는 암기장에 전 과목 정답이 기재돼 있었다"고 밝혔다.
진 과장은 시험지에 적힌 답안이 채점을 위해 적어둔 것이 아니라고 판단한 근거에 대해 "시험지에 정답표 글씨가 깨알같이 작은 글씨로 적혀있다. 정답을 암기한 후 시험 시간에 시험지를 받자마자 암기한 정답을 시험지 밑에 적어놓고, 이것을 OMR카드에 옮겨적은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12일 오전 서울 수서경찰서에서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 문제유출 사건 수사결과를 발표에 앞서 경찰이 압수한 시험지와 암기장, 휴대폰 등을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