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지국제병원 개원' 첫 허가
외국인 환자 위주 의료 서비스
"서비스 향상" vs "공공성 약화"
의료계, 찬반 양론 날선 대립
외국인 환자 위주 의료 서비스
"서비스 향상" vs "공공성 약화"
의료계, 찬반 양론 날선 대립
내년도에 국내 첫 영리병원이 제주에서 문을 연다.
영리법인 설립을 계기로 투자를 위한 자본 조달이 유리해져 의료서비스가 향상될 것이라는 주장과 의료 공공성이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맞서며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제주도가 5일 중국 국유 부동산개발업체인 녹지그룹이 추진한 녹지국제병원 개원을 허가함에 따라 십년 넘게 논란을 빚어온 영리병원이 이르면 내년부터 진료를 시작할 전망이다.
영리병원은 외국 자본과 국내 의료자원을 결합해 외국인 환자 위주의 종합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정부는 외국인 투자 비율이 출자총액의 50％ 이상인 외국계 영리병원을 제주도와 경제자유구역만 허용하고 있다.
그동안 영리병원 도입을 주장해온 측은 새로운 자본 투자가 이뤄지면서 의료서비스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주원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의료경영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의료시장은 의료보험과 연관해 공공성만 강화하는데 치우쳐 있다"면서 " 이러한 점이 의료 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어 "영리병원 허용을 계기로 병원이 투자를 제대로 받아서 의사들이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줄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반면, 영리병원 도입으로 그동안 국가 의료산업의 근간인 공공성이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도 거세다. 특히 녹지국제병원 개원을 시작으로 영리병원이 전국 곳곳에 확산되면서, 곧 환자들의 피해로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김재헌 무상의료운동본부 사무국장은 "한명이 뱀파이어에 물리면 순식간에 여러 명에게 전파가 되듯 처음에는 경제자유구역에서, 다음에는 전국 곳곳에서 영리병원이 생길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우리나라 건강보험 체계가 무너지게 되고, 의료비 폭등으로 인해 의료 서비스의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영리병원이라는 게 외부에서 자본을 투자받고, 투자자가 배당을 받아가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윤을 극대화하려 할 것"이라며 "이윤 증대를 위해 과잉진료 등 불필요한 의료기기·약물 치료가 환자에 적용되고 병원 근로자들의 임금 삭감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성균 대한의사협회 기획이사 겸 의무이사는 "병원은 경제적 가치보다 환자의 불편점을 치료하는 것에 우선적으로 가치를 두는 게 원칙이며 우리나라 의사 대부분은 이러한 도덕적 양심을 갖고 치료하고 있다"며 "하지만 영리병원이 허용되면 이러한 본질적 가치보다 영리라는 가치가 우선하게 되고 그에 따른 피해는 환자가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영리법인 설립을 계기로 투자를 위한 자본 조달이 유리해져 의료서비스가 향상될 것이라는 주장과 의료 공공성이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맞서며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제주도가 5일 중국 국유 부동산개발업체인 녹지그룹이 추진한 녹지국제병원 개원을 허가함에 따라 십년 넘게 논란을 빚어온 영리병원이 이르면 내년부터 진료를 시작할 전망이다.
영리병원은 외국 자본과 국내 의료자원을 결합해 외국인 환자 위주의 종합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정부는 외국인 투자 비율이 출자총액의 50％ 이상인 외국계 영리병원을 제주도와 경제자유구역만 허용하고 있다.
그동안 영리병원 도입을 주장해온 측은 새로운 자본 투자가 이뤄지면서 의료서비스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주원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의료경영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의료시장은 의료보험과 연관해 공공성만 강화하는데 치우쳐 있다"면서 " 이러한 점이 의료 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어 "영리병원 허용을 계기로 병원이 투자를 제대로 받아서 의사들이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줄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반면, 영리병원 도입으로 그동안 국가 의료산업의 근간인 공공성이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도 거세다. 특히 녹지국제병원 개원을 시작으로 영리병원이 전국 곳곳에 확산되면서, 곧 환자들의 피해로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김재헌 무상의료운동본부 사무국장은 "한명이 뱀파이어에 물리면 순식간에 여러 명에게 전파가 되듯 처음에는 경제자유구역에서, 다음에는 전국 곳곳에서 영리병원이 생길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우리나라 건강보험 체계가 무너지게 되고, 의료비 폭등으로 인해 의료 서비스의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영리병원이라는 게 외부에서 자본을 투자받고, 투자자가 배당을 받아가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윤을 극대화하려 할 것"이라며 "이윤 증대를 위해 과잉진료 등 불필요한 의료기기·약물 치료가 환자에 적용되고 병원 근로자들의 임금 삭감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성균 대한의사협회 기획이사 겸 의무이사는 "병원은 경제적 가치보다 환자의 불편점을 치료하는 것에 우선적으로 가치를 두는 게 원칙이며 우리나라 의사 대부분은 이러한 도덕적 양심을 갖고 치료하고 있다"며 "하지만 영리병원이 허용되면 이러한 본질적 가치보다 영리라는 가치가 우선하게 되고 그에 따른 피해는 환자가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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