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자동일몰됐던 규제 재심사
케이블TV 인수 등 공격행보 KT
법안 재도입땐 M&A 올스톱 위기
KT측 "합산규제는 시대착오적"
케이블TV 인수 등 공격행보 KT
법안 재도입땐 M&A 올스톱 위기
KT측 "합산규제는 시대착오적"
유료방송업계 1위 KT그룹의 운명을 가를 합산규제 재도입 논의가 국회에서 재개된다. 통신 3사가 케이블TV 사업자 인수를 검토 중인 가운데, KT로서는 합산규제가 연장될 경우, 유료방송 M&A(인수합병) 행보에 급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커 보인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는 22일 법안심사소위원회(법안소위)를 열고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을 논의할 계획이다. 앞서 국회에서는 유료방송 합산규제 연장을 둘러싼 논의가 진행된 바 있지만, 찬반양론이 팽팽하게 엇갈리면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지난해 8월부터 '유료방송 시장점유율 합산규제 연구반'을 가동하고 있지만,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앞서 지난해 4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유료방송 합산규제를 다루는 '원포인트 회의'가 무산되면서, KT그룹을 겨냥한 합산 규제는 자동 일몰된 바 있다. 유료방송 합산규제는 IPTV 사업자인 KT와 위성방송 사업자 KT스카이라이프의 합산 점유율이 전체 유료방송사업 가입자의 3분의 1(33.33%)을 초과할 수 없도록 한 규제장치다. 지난 2015년 6월, 합산규제 법안이 시행된 이후 만 3년인 지난해 6월 기한 만료로 자동 일몰된 바 있다.
시장에서도 합산규제 연장을 둘러싼 찬반 양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SK텔레콤, LG유플러스, 케이블TV 등 경쟁사들은 합산규제 일몰 이후 KT그룹이 유무선 시장 지배력을 앞세워 유료방송 시장의 독과점 현상이 가속화 될 것으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KT그룹은 2018년 상반기 기준으로, IPTV 가입자는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의 20.67%(660만), 위성방송 가입자는 10.18%( 325만)로, 총 30.85%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합산규제 일몰 이후 KT그룹이 마케팅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KT그룹의 유료방송 점유율이 3분의 1선인 33%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특히 KT는 합산규제가 다시 시행될 경우, 현재 내부적으로 추진중인 케이블TV M&A 작업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현재 KT는 자회사인 KT스카이라이프를 통해 케이블TV 3위 사업자인 딜라이브를 비롯해 유료방송사 인수 작업을 추진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KT그룹이 딜라이브를 인수할 경우 KT그룹의 유료방송 점유율은 37.31%에 달해 합산규제 기준점인 3분의 1선을 훌쩍 넘어선다. 합산규제가 재개될 경우 딜라이브를 비롯한 유료방송사 인수작업이 사실상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커지는 대목이다.
KT측은 최근 SK텔레콤이 지상파 3사와 OTT(온라인영상서비스) 법인을 출범시키고, LG유플러스가 공개적으로 케이블TV 업체 인수에 나서는 등 미디어 시장이 급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합산규제를 재개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는 반응이다. KT측 관계자는 "미디어 시장의 장벽이 사라지고, 관련업체간 합종연횡이 본격화 되고 있는 미디어 빅뱅을 맞고 있다"면서 "유료방송 점유율 규제를 철폐하고, 플랫폼의 기술 혁신과 킬러 콘텐츠를 양산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쟁업체들과 일부 정치권에서는 미디어 시장의 독과점으로 인한 폐해를 우려해 합산규제를 다시 도입할 움직임이어서,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큰 논란거리가 될 전망이다.
김은지기자 ke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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