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암세포 이동 등 다양한 세포 기능에 관여하는 '신호전달 스위치 단백질'을 실시간 관찰하는 바이오 센서 기술을 개발했다. 세포신호전달과 뇌인지과학 연구 등에 널리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IBS(기초과학연구원) 인지 및 사회성연구단 허원도 교수 연구팀은 신호전달 스위치 단백질의 활성을 모니터링하는 새로운 개념의 '바이오 센서'를 개발, 살아있는 생쥐의 신경세포 활성화 과정을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신호전달 스위치 단백질은 스위치가 켜지면 기계가 작동하듯 활성화 여부로 세포의 기능을 제어한다. 세포의 이동, 분열, 사멸, 유전자 발현에 관여하는 '스몰 GTPase 단백질'이 대표적이다.
연구팀은 광유전학과 결합해 다양한 방식으로 관찰하면서 민감도가 우수해 생체 내 두꺼운 조직 안에서 벌어지는 수 나노미터 크기의 스몰 GTPase 활성의 모든 변화 과정을 정밀하게 관찰할 수 있는 바이오 센서를 개발했다. 이 바이오 센서는 기존 센서가 청색광을 활용하는 광유전학 기법의 파장과 겹치는 문제를 효과적으로 극복해 세포의 이동방향을 살피면서 동시에 공간적 기능도 분석할 수 있다.
연구팀은 유방암 전이 암세포의 이동방향이 바뀔 때 세포 내 스몰 GTPase가 이리저리 움직이며 활성화하는 모습을 바이오센서로 실시간 이미징하는 데 성공했다. 앞으로 암치료물질을 탐색하는 강력한 이미징 기술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미국 막스플랑크 플로리다 연구소와 공동연구를 통해 살아있는 쥐에서 수 나노미터 크기의 신경세포 수상돌기 가시에서 실시간 변화하는 스몰 GTPase 단백질의 활성을 처음으로 관찰하기도 했다.
허원도 교수는 "바이오센서는 시냅스처럼 수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미세한 구조에서 목표한 단백질을 관찰할 수 있을 정도로 민감도가 커 뇌 관련 연구에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다"며 "기존 바이오센서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14일) 온라인판'에 실렸다.대전=이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