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지표 매달려 현장 헛바퀴
관리사각 배출원부터 파악을"
관리사각 배출원부터 파악을"
한국과총 '1회 미세먼지 국민포럼'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미세먼지 배출원부터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중소사업장이나 불법소각·화목연소 현장, 산업공정의 비산배출 실태가 파악 안 돼 일산화탄소와 VOC(휘발성유기화합물) 배출량이 과소 평가될 가능성이 크다."
장영기 수원대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는 "대기오염 관리의 기본 원칙은 '파악하지 못 하면 관리할 수 없다는 것'"이라면서 "그동안 놓치고 있던 배출원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정보 신뢰도를 높이는 게 미세먼지 정책의 출발"이라고 밝혔다.
장 교수는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가 25일 개최한 제1회 미세먼지 국민포럼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한국과총은 학회, 시민단체, 산업계, 정책기관 등이 참여하는 '미세먼지국민포럼'을 출범시키고 이날 첫 공개행사를 열었다. 과총은 포럼을 통해 미세먼지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해법을 모색할 계획이다.
행사에서 전문가들은 미세먼지 이슈가 사회적 재난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정책 틀과 국제공조 체제를 다시 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달 15일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 시행을 계기로 수도권과 공공부문에서 시행되던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가 전국으로 확대됐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정책수립·실행체계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장 교수는 "대기오염 정책은 체계적인 이행계획과 평가가 중요한데 공무원들이 짧은 근무기간 내에 비효율적인 정책지표에 매달리다 보니 부실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미세먼지 개선은 획기적 대책이 없어서 안 되는 게 아니라 기존 대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안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김명자 과총 회장은 "유럽은 70년대부터 국경이동 오염에 대해 다자논의를 이어가며 1985년 황산화물 30% 감축, 1988년 질소산화물 연간방출량 동결 등 약속을 해왔다"면서 "한·중·일 환경장관회의 등 국제 공조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덧붙여 "과학기술계는 정확한 조사분석을 통해 환경외교를 뒷받침하는 객관적 데이터를 제공해야 할 것"이라면서 "노후 경유차 운행중단, 건설현장 작업조정 등 미세먼지 조치 과정에서 사회적 갈등이 커지지 않도록 소통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장임석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장은 "한국과 중국은 미세먼지 동일 영향권에 있는 만큼 협력을 통한 문제해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장 센터장에 따르면 서울과 중국 북동부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 상관관계는 0.5 이상이고, 특히 겨울과 봄에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분석됐다. 초미세먼지의 국외 영향은 연평균 30~50% 수준인데 고농도 시는 60~80%로 높아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 미세·초미세먼지 농도는 95년 이후 연간 각각 1.5·0.9㎍/㎥ 감소했지만 2012년을 기준으로 하면 증가 추세다. 지난 25년간 OECD 국가 미세먼지 농도비교에서는 7위에서 2위로 악화됐다. 이정용 환경부 푸른하늘기획과 팀장은 "올해 중국과 미세먼지 조기경보체계 구축방안을 협의하고 공동 실증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라면서 "국가별 자발적 감축목표 이행방안을 논의하는 등 국가간 협약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팀장은 "그동안 기후변화로 인한 대기정체가 미세먼지에 미치는 영향, 미세먼지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2차 생성 미세먼지에 대한 검토가 부족해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VOC를 통합 관리하지 못 했다"면서 "올해 노후 석탄화력발전 조기 폐쇄와 배출 허용기준 강화를 추진하고 내년 선박 배출기준 강화, 2021년 VOCs 배출기준 설정, 2022년 질소산화물 배출부과금 도입, 선박·항만 등 비도로 배출관리를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휘발유와 경유의 가격을 조정하고 자동차 제작사의 친환경차 의무판매제를 도입하는 한편 전기차·수소·LPG차 보급을 확대한다. 공공기관 친환경차 의무구매율은 50%로 100%로 단계적으로 높인다. 가정에서는 2022년까지 친환경 보일러 16만대 보급을 지원하고 선박유의 황함유량 기준을 3.5%에서 0.5%(제한해역은 0.1%)로 강화한다.
하지원 에코맘코리아 대표는 "미세먼지 정책 수용성이 높아지려면 국민 개개인의 인식변화가 반드시 필요한 만큼 리스크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공회전 금지 등 이미 시행 중인 정책이 제대로 이뤄지는 지 모니터링하고 평가하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안경애기자 natu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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