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화영 ICT과학부 통신콘텐츠팀장
![[DT현장] 5G 한·중 각축장 MWC](http://contents.dt.co.kr/images/201902/2019022802102269727001[1].jpg "[DT현장] 5G 한·중 각축장 MWC")
명실공히 '5G 킬러콘텐츠'를 찾는 자리다. 국내 통신사들의 부스 역시 실감형 서비스로 인파가 들끓고 활기찼다. 내달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앞두고 국내 이통3사 CEO들도 일제히 전략을 내놨다. 황창규 KT 회장은 5G B2B(기업간거래)서비스에 사활을 걸었다. 그는 "반도체 이후에 대한민국을 일으킬 수 있는 기술과 서비스, 구글과 아마존과 한 판 붙을 수 있는 것은 5G"라면서 "5G는 네트워크가 아니다. 5G는 모든 산업과 연결돼 서비스를 선보이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특유의 거침없는 모습으로 컴캐스트를 비롯한 해외사업자들과의 제휴를 발표했다. 박 사장은 현장 VVIP룸에서 스마트폰제조사 CEO들과 만나 5G 폴더블폰을 사용해 봤다. 전시장에선 삼성전자의 '갤럭시폴드'나 화웨이의 '메이트X' 모두 유리창에 갇힌 채 미완의 모습으로 이용자의 사용이 금지됐다. 박 사장은 "무선으로 실감형 콘텐츠를 느낄 수 있는 최상의 폰"이라고 국내 한 제조사의 스마트폰을 평가했다.
5G는 지난해 MWC에서도 등장했지만 올해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 5G단말과 5장비가 실제 모습을 드러내면서 5G 체험형 부스는 줄었지만, 5G서비스는 훨씬 우리를 끌어당기는 모습으로 진화했다. MWC 현장에서 만난 김동구 5G포럼 집행위원장은 "지난해에 전시됐던 5G체험기기들의 성능이 한층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올 MWC에선 중국의 도전이 이슈가 됐다. 중국기업들이 MWC 현장에 등장한 것은 이미 여러해 전이다. 칩셋업계의 한 임원은 "중국은 이미 수년전부터 MWC의 대세"라고 말했다. MWC에선 삼성전자, LG전자를 비롯해 화웨이, ZTE, 샤오미까지 일제히 5G폰을 선보였다. 국내 기업들은 중국이 고객인지 경쟁자인지 파트너인지 고민한 지 이미 오래다. 이슈가 된 것은 차세대 스마트폰으로 여겨지는 5G 폴더블폰을 세계 스마트폰시장 1위인 삼성전자와 2위인 화웨이가 나란히 선보여서다. 현장에서 리처드 위 화웨이 소비자비즈니스그룹 CEO는 과거 스티브 잡스가 갤럭시를 디스했듯, 자사 메이트X의 사양을 갤럭시폴드와 비교하며 도발했다.
그러나 현장에선 폴더블폰 기술력에서는 삼성이 한 수 위라는 평가가 쏟아졌다. 화웨이는 삼성 갤럭시 폴드(인폴딩)와 달리 화면이 바깥으로 접히는 '아웃폴딩' 방식이다. IT업계 관계자는 "접는다고 OLED가 완전히 접히는 것은 아니고, 확대해서 보면 접히는 곳의 OLED는 곡선을 이루고 있다"면서 "이 곡률이 작을수록 거의 완전히 접히는 효과가 있지만 이는(인폴딩이) 기술적으로 구현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장비업계의 보안 이슈도 이어졌다. 중국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의 5G 장비 보안성 논란은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가 주최한 세계 최대 IT박람회에서도 여전했다. 유럽 통신사들은 대부분 LTE로 화웨이를 써서 5G 연동규격(NSA)에 따라 장비사를 바꿀 경우 부담해야 할 비용이 늘어난다. 따라서 최근 영국과 독일 정부가 미국의 반(反)화웨이 동맹에서 빠지려는 눈치다. 화웨이는 2017년 기준 전세계 통신장비 시장에서 28% 점유율로 1위다.
화웨이는 MWC 개막 이틀째 날인 26일(현지시각) 기조연설 첫 발표자로 나선 궈핑 화웨이 순환 CEO가 "우리는 한편으로는 산업계에 혁신을 가져다줬고, 다른 한편으로는 사이버 보안에 대한 문제가 있다"며 보안상 의혹제기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MWC에서 화웨이는 장비부스(엔터프라이즈부스)를 한 홀로 착각할 만큼 크게 꾸렸다. 5G는 자율주행·원격의료 뿐 아니라 전방위 산업에 영향력을 급파할 것이다. 종속력이 강한 전 세계 ICT시장에서 패권을 쥐는 나라와 기업이 막대한 지배력을 가질 수도 있다. G2만 패권 전쟁에 나선 게 아니다. 한국과 중국의 5G를 둘러싼 주도권 쟁탈전은 MWC에서 정점을 찍고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바르셀로나에서 심화영 ICT과학부 통신콘텐츠팀장 dorot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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