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수준 아냐" 트럼프발언 모호
결렬에도 북한 추가제재 없을 듯
결렬에도 북한 추가제재 없을 듯
美北 '하노이 核담판' 결렬
기자회견장 반응
기자회견장의 관심은 미북 북핵담판의 지속여부에 쏠렸다. "진전은 있지만, 합의 수준이 아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이 너무 모호했기 때문이다.
각 국 기자들은 "과연 합의에 이를 수 있느냐?"는 송곳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양 정상이 분명히 만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다만 그 시간에 대해서는 에둘러 언급을 피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속도는 중요하지 않다"고 했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북한은) 시간이 중요하다"고 했다.
과연 시간이 누구의 편일지, 정말 시간이 답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협상은 결렬됐지만 북한과의 협상 재개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만 시기는 특정 짓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다음 회담은 조만간일수도, 오랜 시간이 지나야 될 수도 있다"며 "조만간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의 협상팀이 수개월동안 북한과 협의했지만 최종적 목표는 이룩하지는 못했다"면서도 "그래도 아직 낙관적으로 전망한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북한의 비핵화를 이룰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북한 핵시설 사찰에 대한 계획도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핵활동에 대해 인공위성으로 감시하고 있다. 일반이 모르는 핵 시설 소재도 미국은 알고 있다"며 "북한 핵시설 사찰은 이미 계획이 준비돼있고, 계획대로 진행될 것이다. 성공적인 사찰이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비핵화를 행할 것으로 보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확답을 내놓진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질문에) 명확히 답변하기는 힘들지만, (북한이 그렇게 한다면)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도 북한에 경제적으로 지원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합의에는 도달하지 못 했지만 김 위원장이 추가적인 핵실험을 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결렬에도 북한에 대한 추가적인 제재는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미 북한에 대한 강한 제재가 적용되고 있다"며 "북한 사람들도 생계를 이어가야 하기 때문"이라며 인도주의적인 발언을 했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이 이뤄지는 데에 문 대통령이 많은 도움을 줬다. 문 대통령에게 가장 먼저 전화할 것"이라면서 "이후 오늘 협상에 대해 아베 총리에게도 연락을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중국이 이번 협상을 촉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는 평가하진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은 타국의 말에 휘둘릴 거라고 보지는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북한의 교역 중 93%가 중국과 이뤄지고 있는 만큼 중국이 영향력이 있긴 하다"고 말했다.
이번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관계가 우호적이라는 말을 반복했다.
서로의 조건을 맞춰나가는 과정이지 관계가 악화해 협상이 결렬된 게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좋은 관계 가지면서 저의 태도를 많이 바꿨다"며 "우리는 지금 외교사상 가장 어려운 문구를 주고받고 있다"며 "수사나 문구를 정하는 문제지, 정상간 발언이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 전에는 발언에 문제가 있었을 수 있는데 이번은 아니"라며 이번 정상회담의 분위기를 전했다.
진현진·주현지기자 2jin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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