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열전소재의 상용화를 앞당길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나노입자연구단 정인 연구위원(서울대 교수)팀이 열전소재를 보다 저렴하게 고성능으로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열전소재는 열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또는 전기에너지를 열에너지로 변환하는 장치다. 환경에 유해한 냉매를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냉각장치나 공장에서 발생하는 폐열, 신체의 온도, 태양열 등을 모아 전력으로 생산하는 데 쓰인다.
열전소재 효율은 열전도도와 전기전도도에 의해 결정되는 데, 전기전도도가 높을수록, 열전도도가 낮을수록 성능이 우수하다. 대표적인 열전소재로는 셀레늄화주석이 꼽힌다.
하지만 단결정 셀레늄화주석은 제조가 까다롭고 오래 걸려 대량 생산이 쉽지 않다. 쉽게 부러지기도 해 사실상 상용화가 불가능하다. 이를 위해 다결정 셀레늄화주석을 개발하려는 연구가 이뤄지고 있지만, 단결정에 비해 열전성능이 떨어지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나노미터 수준에서 시료를 관찰할 수 있는 '구면수차 보정주사 투과전자현미경'을 이용해 다결정 셀레늄화주석의 성능 저하 원인을 규명했다. 시료 안에 셀레늄화주석보다 열전도도가 140배 가량 높은 극소량의 산화주석 나노입자가 있어 소재 전체의 열전도도를 향상시켜 열전성능을 크게 저해한다는 것을 알아낸 것이다.
연구팀은 셀레늄화주석 분말을 나노 크기로 분쇄한 후 저농도 수소가스를 높은 온도에서 흘려 산화주석 나노입자를 제거한 결과, 다결정 셀레늄화주석의 열전도도를 45% 가량 낮춰 단결정 수준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렇게 제조된 다결정 셀레늄화주석의 열전성능지수는 2.5 이상에 달했다. 이는 동일 작동 온도에서 기존 단결정 셀레늄화주석 열전소재에 버금가는 성능이면서 보고된 다결정 소재 중 가장 우수한 성능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정인 연구위원은 "친환경·성능 열전소재인 셀레늄화주석을 단결정 분말로 저렴하게 만들어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연 것"이라며 "가격과 성능 한계로 제한적 분야에서만 활용된 열전발전기술의 상용화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셀' 자매지인 '줄(20일자)'에 실렸다.대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저농도 수소환원반응을 통해 다결정 셀레늄화주석 안에 있는 산화주석 나노입자를 제거해 소재의 열전성능을 높이는 기술 개념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