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회의서 재난안전법 개정 의결
내달부터 LNG 稅 '24.2원 → 3.8원'
구체적 대안 미비… 예산낭비 우려
내달부터 LNG 稅 '24.2원 → 3.8원'
구체적 대안 미비… 예산낭비 우려
미세먼지 대란이 빚어진 뒤 정부의 땜질식 대책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단기대책보다는 대규모 재난 수준의 미세먼지에 대한 중장기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19일 국무회의에서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를 사회재난으로 지정하는 재난안전법(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개정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대규모 재난 수준의 미세먼지가 발생할 경우 재난사태를 선포하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해 행·재정적 조치를 할 수 있게 됐다. 미세먼지에 대응하기 위해 긴급안전점검이나 재난대비훈련도 할 수 있다. 추가경정 예산의 근거가 되는 재난 요건이 충족됨에 따라 정부는 미세먼지 추경도 본격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의결된 법안 가운데 액화석유가스(LPG)의 안전관리 및 사업법(액화석유가스법) 개정안은 LPG의 자동차 연료 사용 제한을 폐지, 일반인도 제한 없이 LPG 차량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LPG업계가 규제 완화를 줄기차게 요구했을 때는 이를 외면하던 정부가 미세먼지 사태가 악화되자 법을 통과시킨 것은 뒷북 대응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미 전기차 시장이 대중화로 치닫고있어 LPG차 인프라 구축이나 보급 확대에 실기했다는 게 일부 자동차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정부는 2022년까지 항만 지역 미세먼지를 50% 감축하기 위한 미세먼지 저감 대책도 이날 내놨다. 해양수산부와 환경부는 1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를 위해 업무협약을 맺고 선박 연료의 황 함유량 규제, 항만 하역 장비에 대한 친환경 기반시설 확충, 항만 미세먼지 감시체계 구축 등을 추진한다. 정부는 "항만은 국내 수출입 화물의 99% 이상을 처리하는 국가 경제의 요충지"라며 "그런데도 국내 미세먼지 배출원의 10%를 차지하는 선박과 대형 경유 자동차 등으로 인해 미세먼지 주요 배출지로 꼽힌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선박 연료 규제 등을 급격하게 시행할 경우에는 업계에서 이를 대응하기 버거울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액화천연가스(LNG)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LNG에 대한 수입세를 4월 1일부터 내린다. 발전용으로 수입하는 LNG의 수입부과금이 현행 1kg당 24.2원에서 내달부터 3.8원으로 84.2% 낮아지게 된다.
화석연료보다 깨끗하지만 세금을 더 많이 내는 LNG 발전의 세금을 줄여 석탄발전을 줄이고 LNG 발전을 늘리자는 취지다. 산업부에 따르면 현재 발전용 LNG의 미세먼지 관련 환경비용은 1kg당 42.6원으로 유연탄(84.8원)의 절반 수준이다. 그러나 개별소비세와 수입부과금, 관세 등을 포함한 제세부담금은 LNG 91.4원, 유연탄 36원으로 LNG 석탄보다 깨끗하지만 세금을 더 많이 내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LNG로 전환하는 데 따른 에너지 업계의 부담을 어떻게 해소할지 등에 대해서는 종합적 대안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지금도 적자가 쌓이고 있는데 석탄화력발전소를 LNG로 바꾸려고 할 경우에 어느 정도의 비용이 발생할지 추정하기 어렵다"며 "LNG 도입 인프라 구축도 요원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LNG발전소로 바꾸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미세먼지 추경에 대해서도 깊이있고 실효성 있는 미세먼지 정책이 수립되지 못한 채 대증요법으로 밀어붙일 경우에는 예산 낭비 논란이 빚어질 수 있고, 단기 일자리 등을 늘리기 위한 추경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경제계 분석이다.
예진수선임기자 jiny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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