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문제보다 채용 의혹 초점
여야 대립속 증인 채택 등 난항
재발 방지·보상 취지와 멀어져
여야 대립속 증인 채택 등 난항
재발 방지·보상 취지와 멀어져
내달 4일로 예정됐던 'KT 화재 청문회'가 여야간 치열한 공방 끝에 내달 17일로 연기됐다. 그러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KT 화재 청문회를 사건의 본질인 통신 재난재해 보다는 야당 핵심 인사의 KT 특혜채용 의혹을 부추기는데 맞추는 분위기여서 논란이 우려된다.
2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여야 간사들은 협의 끝에 KT 화재 청문회를 당초 4월 4일에서 4월17일로 연기하기로 합의했다. 증인으로는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장 사장, KT 황창규 회장 등 3명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참고인으로는 최영식 국립과학수사연구원장, 권혁진 국방부정보화기획관, 윤영재 소방청 소방령, 김철수 KT 상용직노조 경기지회장으로 정해졌다.
여야 과방위 간사들은 이날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KT 화재청문회 개최 여부를 두고 신경전을 연출했다.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간사는 "KT 화재청문회는 증인 3명, 참고인 1명으로 진행될 예정인데, 당초 민주당에서 6명 참고인을 요구했지만 1명이 채택됐다"면서 "또다시 날짜를 잡는 것은 국민에게 얼굴을 들지 못할 일로 이날 오전 중 간사협의를 하겠다"고 재촉했다. 그러나 김성태 자유한국당 간사는 "오늘은 인사청문회에 집중하자"면서 "합산규제·청문회 등은 다시 일정을 잡자"고 맞섰다.
결국 여야가 신경전 끝에 일정에는 합의를 했지만, 청문회가 원만하게 전개될지는 미지수다. 업계에서는 정치권이 KT 청문회를 정치적인 이해에 따라 정략적으로 활용하면서, 당초 통신화재 재발방지와 피해자 보상 취지와는 거리가 멀어졌다는 지적이다. 실제 KT 화재 사건은 KT와 자영업자간 보상기준을 마련하는 등 수습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어, 국회가 뒤늦게 청문회를 개최 하려는 배경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특히 여당은 KT 화재 청문회에서 일부 야당 의원의 특혜채용 의혹을 확대할 것으로 보여, 마찰이 우려된다.
한편, 국회 과방위는 방송통신 업계 주요 쟁점중에 하나인 유료방송 합산규제에 대해서는 논의 일정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합산규제 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SK텔레콤의 티브로드 인수작업은 예정대로 진행중이어서 혼선을 주고 있다. 특정 사업자가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의 3분의 1인 33.3%를 넘지 못하도록 하는 합산규제가 재 도입될 경우, 현재 시장점유율 1위 사업자인 KT는 다른 유료방송사 인수에 제동이 걸린다.
심화영·김은지기자 dorot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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