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신청자에게 스타벅스 커피 쿠폰 증정합니다. 누구나 소액 대출 가능하니 상담 먼저 받으세요", "게임 린(리니지)티켓-리니지 62% 매입, 소액결제 70%, 상품권 88% 대출 가능합니다"
얼핏 보기에 불법대출 광고라고 생각하기 어려운 광고들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발전하면서 인터넷 불법대출 영업광고도 진화하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청소년이나 대학생, 불특정 다수에게 무료 경품을 지급하는가 하면 게임 등을 통해 고액의 이자를 챙기는 불법 대출업자들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예가 '대리 입금'이다. 대리 입금은 청소년이나 대학생을 대상으로 10만원 내외의 소액 현금을 2~3일간 대출해주는 불법 대출 광고다.
불법 대출자들은 카카오톡이나 SNS 등으로 접근해 대출해주고 수고비 명목으로 하루에 수십%의 이자를 요구했다. 휴대폰 소액결제로 모바일 상품권이나 게임아이템을 사서 넘겨주면 결제액의 30∼50%를 수수료로 떼고 남은 돈을 현금으로 주는 '상품권 깡'이나 불법 대부업, 게임 사이트, 도박장 개설을 위해 개인신용정보를 사고파는 수법이다.
인터넷포털 등에 개인 및 법인 통장 매매 및 임대 광고를 하는 사례도 많았다. 통장매매 전문업자들은 불특정다수 일반인에게 통장 매매 시 건당 30만~300만원까지 다양하게 지급하고 임대 시 월별 또는 일별 임대료를 지급하겠다고 안내했다. 송금 한도가 큰 통장일수록 고액으로 거래됐다.
경품을 무료로 제공하는 불법 광고도 눈에 띄었다. 주부, 일용직 근로자, 저신용자 등 제도권 대출이 어려운 금융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미등록 대부업자들이 상담만 받아도 무료 커피 쿠폰을 제공한다고 유혹해 고금리 대출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무직자나 저신용자뿐 아니라 경제난으로 직업을 구하기 어려운 청소년 및 대학생과 정부 부조금 대상인 장애인·국가유공자 등을 대상으로 재직증명서, 급여명세서 등을 위·변조해 금융회사로부터 대출을 받게 해준다는 광고도 다수 적발됐다.
감원은 회사명·대부업 등록번호 등을 기재하지 않고 '누구나 대출 가능', '급전대출 당일 대출', '대출에 필요한 서류 만들어드림' 등으로 유혹하는 불법 광고에 속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인터넷 카페, 카카오톡 등 SNS에서 불법 금융광고를 발견하면 불법 사금융피해신고센터(☎1332)나 금감원 홈페이지에 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지난해 금융당국이 불법대출 광고물을 적발한 건수는 1만1900건에 달했다. 이는 전년(1327건)보다 약 9배가량 증가한 규모다. 불법대출 유형별로 보면 미등록 대부 4562건(38.3%), 작업대출 3094건(26.0%), 통장 매매 2401건(20.2%) 순이었다. 성승제기자 bank@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