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호 경희대 특임교수 세미나서 제기
"미-중간 신냉전 시작됐다는 시각 많아
대중무역적자·중국 과학 굴기 등 요인
리스크 대비 미중관계 전담 비서관 둬야"
"미-중간 신냉전 시작됐다는 시각 많아
대중무역적자·중국 과학 굴기 등 요인
리스크 대비 미중관계 전담 비서관 둬야"
"미중 패권 전쟁의 향방에 따라 우리 나라 경제가 흔들립니다. 결국 우리는 이런 외생적 요소, 강대국의 공세에 자력으로 대응할 수 있는 과학기술 경쟁력을 갖춰야 안정적 발전을 이룰 수 있는 것입니다."
김용호 경희대 특임 교수(사진)는 지난 26일 서울 을지로 안민정책포럼 조찬세미나에서 '미중패권전쟁과 한국의 선택'을 주제로 발표하며 "미중 패권 경쟁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진단하고 "이에 대응할 기술력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기술력을 가지면 향후 20~30년간은 패권 전쟁의 다양한 압력에 자력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미중 패권 경쟁은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본격화했다. 지난해 10월에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미국의 대표 싱크탱크 기관인 허드슨연구소에서 미중 간 '신냉전'을 선포하기도 했다. 당시 펜스 부통령은 중국의 강제기술 이전 요구,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 지식재산권 침해를 비롯한 경제 문제는 물론 중국의 미국 중간선거 개입 의혹, 남중국해 군사긴장, 타이완의 지위 문제 등 거의 모든 분야를 거론하면서 미국의 대중국정책의 전면적인 수정을 주장했다.
김 교수는 "이렇게 강한 톤으로 미국 정부가 중국에 대해 비판하는 것을 본적이 없다"며 "미중 간 신냉전이 시작됐다는 신호탄이라고 해석하는 학자도 많다"고 말했다. 미국의 공화당과 민주당이 중국 위협론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이후에도 미국의 대중 견제정책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김 교수는 내다봤다.
미중 패권 경쟁은 무역·경제, 기술 등 다섯까지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무역·경제 분야에서는 시진핑의 '중국제조 2025'와 미국의 '무역안보론'이 대치하고 있다. 시진핑의 중국제조 2025는 중국 제조업의 질적 성장을 위해 정보기술, 우주항공, 바이오의약 등 10대 핵심 산업 육성 프로젝트다. 미국은 이 프로젝트 품목을 포함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나섰는데, 중국이 기술 선진국으로 거듭나는 것을 선제적으로 견제하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특히 미국 백악관은 기존에 없던 무역및제조 담당위원장 자리를 만들고 피터 나바로를 앉혀 중국에 강경대응하고 있다. 김 교수는 "미국의 대중무역적자가 3500억달러 가량 되는데 결국 미국 안보에 결정적인 위협이 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술 측면에서는 중국의 과학 굴기와 미국의 기술 보호주의가 부딪히고 있다. 미국은 5G, AI, 반도체, 항공우주 분야 기술을 보호하기 위해 중국기업에 대한 제재, 중국 유학생 비자 제한 등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김 교수는 "중국의 AI 연구자는 10만명에 달한다"며 "10만명이 AI를 연구하고 있고 시장경제인 미국에 비해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AI 연구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중국 청년들의 벤처정신을 미국이 따라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향후 미중분쟁의 향방이 미국의 독점적 패권 지위 회복, 중국의 패권 획득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있지만 신냉전이 발생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우리 정부는 미국 패권경쟁 리스크에 대응할 미중관계 전담 비서관이라도 둬야 한다"고 역설했다.
진현진기자 2jinh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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