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3㎡당 평균 70만원 올라
'무순위 청약'에 경쟁 치열해져
업계 "이익때문에 악순환 반복"
'무순위 청약'에 경쟁 치열해져
업계 "이익때문에 악순환 반복"
<이상현 기자>
[디지털타임스 이상현 기자] 서울 새 아파트 분양가 상승률이 집값 상승률보다 4배 이상 가파르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무주택 서민들이 서울에서 '내집마련의 꿈'을 실현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여기에 잔여물량을 추첨받는 과정을 투명하게 하기 위해 올해 2월부터 도입된 '무순위 청약'이 도입되는 단지가 늘고 있어 잔여물량을 노리는 것도 쉽지 않아졌다. 무주택자 위주로 청약제도를 변경했다는 정부 발표와는 달리, 청약시장이 현금부자 중심으로 재편되면서다.
2일 주택도시보증공사에 따르면 올들어 3월까지 서울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70만2900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를 보면 1월 서울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는 2185만5900원이었지만, 두 달이 지난 3월에는 2255만8800원으로 평당 70만원 가까이 상승했다. 30평형의 아파트를 분양받는다고 가정하면 단순 계산으로도 1월 분양단지보다 3월 분양단지가 2100만원 가량 더 내야한다.
여기에 강남권 등 분양가가 비싼 지역은 평균을 훨씬 웃도는 수준에서 가격이 책정되고 있다.
올해 강남권 첫 분양단지인 디에이치 포레센트와 방배그랑자이의 분양가는 각각 3.3㎡당 4569만원, 4687만원에 분양이 승인되면서 분양일정을 진행중이다. 서울 아파트 평균 분양가보다도 약 2배 가량 높은 수준이다.
서울은 전국에서 분양가 상승 속도가 가장 가파른 지역이다. 3월말 기준 서울 아파트 분양가는 지난해 같은기간 분양됐던 분양가보다 13.70% 상승했다. 지난해 무섭게 치솟았던 서울 아파트의 누적 매매가격 상승률이 3.30% 수준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새 아파트의 분양가 상승속도가 기존 집값 상승속도의 4배를 웃돌고 있는 것이다.
2018년만 놓고 비교해봐도 12월 기준 서울 아파트 분양가는 2017년 12월 대비 10.31% 상승했다.
디에이치 포레센트 견본주택에 방문했던 30대 신혼부부는 "분양가가 워낙 높다보니 이 단지는 청약을 넣을 엄두조차 못낸다"고 말했다.
또 올해 2월 도입된 '무순위 청약'으로도 무주택 실수요자가 새 아파트를 분양받기는 어려워졌다. 무순위 청약은 청약통장과 주택보유 유무, 세대주 여부와 관계없이 새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어 일반분양보다 경쟁이 훨씬 치열하기 때문이다. 설사 부적격 당첨자의 잔여물량이 생긴다 하더라도 무주택자들은 현금부자나 유주택자들과 다시 경쟁해야 하는 구조다.
실제 지난달 분양된 청량리역 한양수자인은 청약자격이 제한되는 1순위에서는 4857명이 접수했지만 사전 접수받은 무순위에서는 이보다 훨씬 많은 1만4376건이 접수됐다.
이렇다 보니 청약시장이 현금부자를 위한 '그들만의 리그'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성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국장은 "고분양가에다, 대출규제가 강화되면서 취지와는 다르게 무주택자들보다 현금부자들이 이득을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서울은 재건축·재개발 단지가 대다수인데, 조합에서는 가장 많은 이익을 보장해주는 건설사를 선호한다"며 "건설사도 일반 분양가를 최대한 올려 이익을 내려고 하기 때문에 새 아파트 분양가는 주택도시보증공사에서 허용하는 최대치에서 분양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현기자 ishsy@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