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이상현 기자] 올해 서울 개별공시지가가 지난해 두 배 가까운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한 가운데, 연초 몸값이 떨어졌던 서울 재건축 아파트 단지들도 원점 회복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정부가 3기 신도시 등 크고작은 부동산 대책을 수차례 내놨지만, 결국 매번 지적돼 온 서울 내 '공급부족'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평가다.
30일 부동산114의 자료에 따르면 이달 24일 재건축 아파트값 변동률은 0.06%로 나타났다. 전주(0.02%)보다 3배 가량 변동폭이 커지면서 재건축 강세를 이어갔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가 6주 연속 오른 것은 지난해 9월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이후 처음이다. 구별로 살펴보면 송파구가 0.16%로 가장 많이 올랐고 강남구와 서초구가 각각 0.06%, -0.01%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송파구는 지난달에도 0.46% 오르며 큰 폭으로 상승한 바 있다.
올 들어 서울 일반아파트 변동률이 단 한 차례도 상승한 적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재건축 아파트의 가격 상승은 이례적이다.
이날 발표된 한국감정원의 5월 넷째주(5월 27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에서도 서울 전체 아파트 값은 29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지만 재건축 단지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강남3구는 일제히 낙폭을 줄였다. 강남구가 0.00%로 전주(-0.01%) 대비 보합으로 전환했고, 송파구도 전주(-0.03%)대비 낙폭이 줄며 0.01% 떨어졌다. 서초구도 0.01% 떨어지며 전주(-0.02%) 대비 0.01% 포인트 감소했다. 한국감정원은 "은마아파트, 잠실주공5단지 등 일부 재건축 단지들이 상승하면서 강남구와 송파구의 하락폭이 줄었다"고 분석했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 단지들이 밀집해 있는 현장 공인중개업소들은 연초(1~3월) 급격히 떨어졌던 가격이 회복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대치동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시장이 부동산 대책에 내성이 생겨 강남권은 거의 다 증여나 보유 쪽으로 돌아섰다"며 "연초 급매물이 거래되며 떨어졌던 실거래가가 다시 오르는 추세"라고 말했다.
또다른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일부 재건축 호가 상승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는 여전히 침체됐다"고 전했다.
강남 재건축 단지의 대장주인 대치동 은마아트는 연초 실거래가가 지난해 말 대비 2억~3억원 가까이 떨어지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하락폭의 절반 가량을 회복한 모습이다.
올해 1월 전용면적 76㎡의 최저 실거래가는 14억원이었지만, 지난달에는 같은 평형이 16억4000만원까지 오른 가격에 거래됐다. 전용 84㎡도 2월 16억6000만~16억9000만원대에 실거래됐지만 이달에는 4층 매물이 18억2000만원까지 오른 가격에 실거래됐다.
송파구 신천동 장미 1차 아파트도 이달 전용면적 71㎡평형이 12억6000만원에 실거래되며 2월 최저거래가인 11억6250만원 대비 1억원 가까이 상승했다.
문제는 3기 신도시 발표로 정부 대책에 대한 리스크가 사라진 시장이 오히려 반등할 가능성도 예측되고 있다. 여기에 매번 지적돼 온 공급부족이 또다시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달 정부가 서울 안이 아닌 외곽에 3기 신도시 입지를 발표한 터라 정책 방향에 대한 아쉬움도 남는다. 업계 관계자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가 서울 공급 부족인데 다른곳에 공급을 늘린 것이 패착"이라며 "수차례 부동산 대책이 나왔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상현기자 ishsy@dt.co.kr
서울 재건축 아파트가 올해 들어 6주 연속 상승하며 부동산 대책으로 떨어졌던 집값이 원점 회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사진은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경. <이상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