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에만 부산진구 일대에서 3개 단지가 분양에 나서는 가운데, 신규 분양하는 단지의 모델하우스 옆에서 미분양 단지의 추가 분양 행사가 진행되는 이색적인 광경이 연출됐다. 집주인을 찾지 못해 미분양 아파트가 쌓이고 있는 부산은 이달 비수도권 지역 중 가장 많은 새 아파트 분양물량을 쏟아낼 예정이어서 '소화불량' 우려도 제기된다.
1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대림산업의 'e편한세상 시민공원'은 지난 7일 부산 해운대구 우동 일대에 모델하우스 문을 열고 분양일정에 들어갔다.
우동 일대는 e편한세상 외에도 모델하우스들이 밀집돼 있는 '모델하우스 촌'이다.
특히 지난해 분양됐던 대우건설의 '부산 오션시티 푸르지오'의 경우, 아직까지 잔여 물량을 분양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 오션시티 푸르지오는 지난해 11월 830가구 모집에 1094건 접수, 2순위까지 평균 1.32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지만, 일부 평형에서 미달되며 올해까지 잔여물량 접수를 받고 있는 단지다.
부산은 최근 지역 청약경기가 급속도로 낮아지면서 미분양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지만 이달 비수도권 분양물량은 전국에서 가장 많아 '소화불량' 우려도 제기되는 곳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부산은 지난해 4월 미분양 주택이 2427가구였지만, 올해 4월 기준으로는 5401가구로 2배 이상 미분양주택이 급증했다. 구별로 살펴봐도 중구를 제외한 15개 구가 모두 미분양 물량을 보유하고 있다. 가장 적은 곳은 해운대구로 57가구, 가장 많은 곳은 진구로 1087가구다.
그럼에도 이달 비수도권 분양물량은 전국에서 가장 많다.
직방 통계를 보면 6월 부산 분양물량은 1만1183가구로, 2위인 대구 분양물량은 4509가구의 2배가 넘는다. 전국에서 가장 많이 공급되는 경기(1만3798가구)와 비슷한 수준이다. 경기와 부산의 면적 및 인구수를 감안하면 부산에는 훨씬 많은 새 아파트가 집중되는 셈이다.
건설사 홍보대행사 관계자는 "단지마다 입지나 상품에 차이가 있다보니 같은 지역이라도 상품의 차이에 따라 성적이 엇갈리는 경향이 있다"며 "지방 청약시장도 초양극화 시대에 접어든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상현기자 ishsy@dt.co.kr
부산 해운대구 우동에 위치한 모델하우스 촌에서는 새 아파트 분양과 함께 미분양 단지의 잔여물량 밀어내기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분양돼 잔여물량 접수를 받고 있는 부산 오션시티 푸르지오 견본주택. <이상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