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국내 항공업계가 날로 고조되는 '반일 감정'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지난 2016년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에 따른 돌파구로 일본노선을 크게 늘렸지만, 최근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응하자는 '반일(反日) 여론'이 확산하면서 승객 유치에 비상이 걸리면서다. 이미 온라인을 중심으로 일본 여행을 자제하자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항공사들은 올해 상반기 작년 같은 기간보다 일본 노선 운항편수를 10% 이상 늘린 상태다.
◇인천 포화에 지방서 일본 '집중'…운항-여객 '증가' = 7일 한국공항공사(KAC)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을 제외한 국내 전국 16개 공항의 올 상반기 일본노선 출발과 도착 운항편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13.05% 증가한 2만6421편이다. 도착 편수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3.04% 늘어난 1만3209편, 출발이 13.05% 증가한 1만3212편이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를 중심으로 항공업계는 지방에서 출발하는 일본노선 늘리기에 집중했다. 이는 국내 최대 규모인 인천공항의 슬롯(항공기 이착륙 허가 시간) 포화상태에 따른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실제 작년 상반기와 비교해 제주항공은 삿포로, 히로시마, 도쿄 등에 새로 취항했다. 티웨이항공도 삿포로, 사가, 오이다 등의 노선을 새로 운용 중이며 작년 에어부산이 운용했던 구마모토 노선에도 취항했다. 에어부산은 키타큐슈, 카고시마 노선을, 이스타항공은 도쿄 노선을 운항했다.
운항편수 증가에 힘입어 일본 노선 이용객도 늘었다. 올해 상반기 일본노선을 이용한 여객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4.88% 증가한 430만1322명이다. 도착 여객이 4.77% 늘어난 214만1511명, 출발 여객이 5% 증가한 215만9811명이다.
◇당장은 문제없다지만…'난기류' 휩쓸린 항공株 = 일본제품은 물론 일본 여행도 자제해야 한다는 여론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현재로서 눈에 띌만한 움직임이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항공업계는 노심초사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반일감정이 오프라인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일본여행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한다면 이달부터 시작하는 휴가철 실적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미 증권시장에서도 이런 우려가 반영되고 있다. 일본 정부가 7월 1일 수출규제 강화책을 발표한 당일 3만2950원이었던 제주항공의 주가는 지난 5일 기준 2만9900원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진에어와 티웨이항공도 1만9850원, 6360원을 기록해 6.81%, 4.22%씩 빠졌다. 이들 LCC는 다른 업체와 비교해 일본노선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도 항공사와 밀접한 여행업체 관련 업종들도 대부분이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김양혁기자 mj@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