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환경오염 주범 제철소의 ‘친환경 변신’…당진제철소 오염물질 80% 잡았다

입력: 2019-07-09 15:09 김양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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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굴뚝 산업'의 대표 업종이자, 환경오염 주범으로 꼽히는 제철소가 친환경 설비로 다시 태어났다.

현대제철은 충남 당진제철소 내 소결 공장의 신규 대기오염물질 저감장치인 '소결로 배가스 처리장치'(SGTS)가 본격 가동되면서 미세먼지 배출량이 대폭 줄었다고 9일 밝혔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는 지난 4월 제구실을 하지 못하는 미세먼지 유발 물질 저감장치를 5년째 가동한 것으로 드러나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현대제철에 따르면 지난 5월 28일 1소결 SGTS를 시작으로 지난달 13일 2소결 SGTS가 정상 가동되면서 미세먼지의 주요 성분인 황산화물(SOx)과 질소산화물(NOx) 1일 배출량이 140∼160ppm 수준에서 30∼40ppm 수준으로 줄었다.

이날 찾은 충남 현대제철의 당진제철소 소결로 배가스 청정 설비 통합운전실에 설치된 모니터에서는 숫자들이 수시로 오르락내리락했다. 제철소 내 1소결과 2소결의 SOx와 NOx, 먼지를 감시하고 있는 것이다.

소결로는 철광석을 용광로에 넣기 전 열을 가해 일정한 크기의 광물을 만드는 설비다. 제철소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물질 대부분이 여기서 발생한다. 숯을 만들 때 불을 가하듯이 광석을 녹이면서 질소산화물과 같은 물질이 나오는 것이다. 작년 기준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2만3292톤 중 90% 이상이 소결공장에서 발생했다. 과거 1소결과 2소결에서 발생한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의 배출량은 140~160ppm에 달했다고 한다.

이날 통합운전실 내 모니터에서는 세 자릿수의 숫자를 볼 수 없었다. 1소결과 2소결에서 배출하는 황산화물은 20ppm, 질소산화물은 30ppm 전후로 수시로 움직였다. 이전보다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확 줄어든 것이다. 이는 올해 충남도 조례기준 200ppm의 약 10%에 불과하다.

내년 황산화물은 120ppm, 질소산화물은 150ppm까지 기준이 더욱 강화되지만, 현재 배출하는 양을 고려하면 허용기준 대비 40%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먼지는 10mg/s㎥ 단위를 넘지 않았다. 이는 신규 대기오염물질 저감장치인 SGTS(소결로 배가스 처리장치)를 본격 가동한 결과다. 숫자들은 한국환경공단 중부권 관제센터로 실시간 전송되며, 환경부를 비롯해 충남도, 당진시 등 행정기관에도 공유된다.

현대제철은 지난 5월 28일 1소결을 시작으로, 6월 13일 2소결에 SGTS를 순차 가동하기 시작했다. 이를 위해 현대제철은 2017년 4100억원을 쏟아부었다.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은 "제철소를 지을 때는 투자비를 줄이고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며 "(제철소를 지을)당시 소결로 집진설비를 운영하며 기술적 난제에 부딪혀 바꿔야겠다고 생각하고 투자했다"고 말했다.

내년 6월 중 3소결에도 SGTS를 적용하기 시작하면 연간 1200만톤을 생산하는 당진제철소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물질은 오는 2021년 작년과 비교해 배 이상 감축한 1만톤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현대제철은 기대하고 있다. 대기오염 배출 부담을 줄인 당진제철소는 이날도 제품 생산을 위해 숨 가쁘게 움직였다.김양혁기자=당진(충남) mj@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