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신차우선배치 요구
기아차 '정년연장'에 사측 난색
현대重 "법인분할 무효" 파업중
▶관련기사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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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 "법인분할 무효" 파업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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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강성노조에 몸살앓는 산업계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노동조합의 하투(夏鬪) 기세가 올해도 심상찮다. 급변하는 시대에 밥그릇 위기를 느낀 노조의 요구는 점차 도를 넘어서고 있다. 새로운 차종은 국내공장에 배치하라거나, 정년을 연장해달라며 기업 경영권에 간섭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회사가 추진한 법인분할이 무효라며 툭하면 불법 파업을 벌여 사측을 압박한다.
◇경영권도 노조 허락받아야 할 판…도 넘은 노조 = 15일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차지부에 따르면 올해 현대차 노사는 13차례에 걸친 단체협약 개정 교섭에서 제42조(해외 현지공장) 7항에 명확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42조에 포함된 2, 3, 4, 6항 등에서는 일부 의견접근을 이뤄냈지만, 유독 7항에서 노사가 맞서고 있는 것이다.
문제가 된 7항은 '회사는 차세대 차종 개발 후 생산공장 배치는 시장 환경, 수익성, 생산성 등을 고려해 결정하되 국내공장에 최대한 우선배치, 생산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여기서 말하는 차세대 차종은 하이브리드차, 연료전지 자동차, 전기차 등 친환경차를 뜻한다. 최근 들어 내연기관차 시대의 종말이 예고되면서 친환경차로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상황에서 기존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이항구 산업연구원(KIET) 선임연구위원은 "독일에서도 국내 생산을 통해 미치는 영향력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기는 하지만, 회사 단체협약에 신차종 우선 배치와 생산 등을 넣은 경우는 극히 드물다"며 "전기차 등 미래차가 생산될 경우 기존 내연기관차 생산과 비교해 인력 감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차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정년을 연장해달라고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 조합원이 현재 정년인 60세에 퇴직을 할 경우 국민연금 수령 전까지 공백이 발생하는 데 이를 만회해달라는 것이다. 현재 정부 차원에서 정년 연장을 검토 중이기는 하지만, 이를 기업이 선제적으로 도입하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기아차 측은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총도 끝나고 명분도 없는데…현대重 노조, "법인분할 반대" =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5월 15일부터 회사 법인분할(물적분할) 주주총회 저지와 무효를 주장하며 수시로 전면파업과 부분파업을 벌이고 있다. 사측을 향한 노조의 압박은 지난 5월 31일 현대중공업이 임시 주주총회로 회사분할안을 승인하면서 더욱 고조했다. 덩달아 현대중공업 노사 간 갈등의 골도 더 깊어졌다.
현대중공업은 노조 측이 벌인 파업 대부분을 불법 행위로 보고 있다. 이날부터 진행하는 파업 찬반투표도 마찬가지다. 앞서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5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올해 임금협상과 관련, 노동쟁의 조정신청서를 냈지만, '행정 지도' 처분을 받았다. 이는 노사 간 교섭이 미진해 추가적인 협상을 권고하는 것으로, 이 상태에서 파업을 벌이면 불법행위가 된다.
특히 현대중공업 노사는 올해 상견례 이후 단 한차례도 교섭을 진행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노조 측의 파업권 확보 절차에 대해 사측은 그동안 법인분할을 반대해 벌여온 불법파업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조치로 보고 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공동 정권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가 됐는데, (정부에서)선을 긋지 않으니 이렇게까지 하는 것"이라며 "민노총과 민노총 지원을 받는 정권에 대해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과거 행정지도 결정에도 파업권을 인정받은 대법 판례가 있다며 파업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이번 조합원 투표가 가결되면 올해 임금협상과 관련해 파업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김양혁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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