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규제 피해 올해 첫 후분양 단지 공급 '초읽기'
지방에서는 비규제지역 분양 늘고 경쟁률↑
[디지털타임스 이상현 기자]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등 규제를 총동원해 '집값 잡기'에 올인하고 있지만, 시장에선 규제를 피해 분양가 천장을 잇달아 뚫고 있다. 준 강남권으로 꼽히는 과천에서는 분양가 심사 규제를 피한 '1호 후분양 단지'는 사상 첫 3.3㎡당 4000만원에 달하는 고분양가로 청약 일정에 나선다.
이달 말부터 6개 구가 고분양가 관리지역으로 추가 지정되는 '대·대·광(대전, 대구, 광주)'에서는 규제를 피한 다른 곳의 분양물량이 늘어났으며, 부산 역시 규제를 피한 지역의 청약경쟁률이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지며 올해 최고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단지를 배출했다.
2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규제를 피한 첫 후분양 단지인 '과천 푸르지오 써밋'이 오는 26일부터 분양일정에 돌입할 예정이다.
과천주공아파트 1단지를 재건축하는 이 단지는 '1호' 후분양 단지 아파트로, 정부의 분양가 통제로 선분양에 차질을 빚자 후분양으로 전환해 3.3㎡당 3996만원의 가격에 분양승인을 받았다. 현행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상 전체 층수의 3분의 2 이상 해당하는 골조공사가 완성되면 등록사업자 2개 업체 이상의 연대보증을 받아 공증해 HUG의 분양보증을 받지 않아도 입주자 모집이 가능하다.
이 가격은 올해 과천에서 분양하는 아파트 단지 중 가장 비싼 수준이다. 2017년 선분양을 추진하던 당시 예상 분양가였던 3.3㎡당 3313만원보다 평당 약 600만원 이상 올랐다. 과천에서 종전 분양된 신축 단지의 분양가는 지난 5월 일반분양을 실시한 과천 자이로, 3.3㎡당 평균 3253만원에 분양됐었다.
이는 최근 강남 일부 재건축 단지들에서 주택도시보증공사 분양가 승인이 까다로워지자 후분양을 검토하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현재는 후분양으로 분양가를 통제할 방법이 없어질 가능성이 나오면서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도입까지 검토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올해 과천 최고가 단지로 분양되더라도 분양성적이 낙관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후분양인데다 지역 내 새 아파트 선호도가 높은 과천 분양물량이라 분양가가 높더라도 충분히 청약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오는 26일부터 고분양가 관리지역으로 6개 구가 추가되는 '대·대·광(대전, 대구, 광주)'에서도 고분양가 관리지역이 아닌 지역을 중심으로 신규 분양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될 예정이다.
HUG는 오는 26일부터 입주자 모집 공고를 받는 대전 서구·유성구, 대구 중구, 광주 광산구·남구·서구 등 6곳을 신규 고분양가 관리지역을 추가 지정하고 분양가 심사기준을 기존보다 더 까다롭게 적용할 계획이다. 이는 최근 이들 지역의 아파트 청약경쟁률이 비정상적으로 치솟은데다, 분양가 상승률 역시 서울과 비슷한 수준으로 가팔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규제를 피한 지역의 경우 여전히 물량 공급에 박차를 가하는 분위기다.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7월 넷째주 전국에서 문을 여는 새 아파트 모델하우스는 공공분양을 제외하고 7개 단지로, 이 중 규제를 피한 '대·대·광'에서만 4개 모델하우스가 문을 연다. 일반분양물량을 기준으로도 전체 4647가구 중 3137가구가 이들 지역에 집중돼 3분의 2 가량을 차지했다. 이들 물량은 모두 고분양가 관리대상지역이 아닌 곳에서 분양된다.
부산에서는 규제를 피한 지역의 청약경쟁률이 시간이 지날수록 치솟으면서 올해 최고청약경쟁률까지 기록하게 됐다.
지난달 부산진구에 첫 분양된 e편한세상 시민공원은 평균 11.62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면서 규제지역 청약경쟁률(동래구 힐스테이트 명륜 2차, 3.1대 1)과 크게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나 후속 단지인 래미안 어반파크(13.59대 1), 가야 롯데캐슬 골드아너(60.82대 1) 등 분양을 거듭할 수록 경쟁률이 치솟으면서 올해 지역 내 최고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자 역시 첫 단지인 e편한세상에 7109명이 몰렸지만 이어 래미안에는 1만2884명, 롯데캐슬에는 2만3049명 등 같은지역 청약자 수가 단기간 내 3배 이상 급증했다.
업계 관계자는 "규제를 피한 지역의 경우 규제지역에 비해 분양권 전매기간 등이 짧아 투자수요가 접근하기에 상대적으로 수월하다"며 "아마도 아파트 브랜드와 입지가 나쁘지 않다보니 시장 분위기를 보고 후속단지에는 청약수요가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상현기자 ishsy@dt.co.kr
정부가 강남 재건축 단지를 비롯한 부동산 시장 규제를 강화하면서 연일 '집값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규제를 피한 올해 1호 후분양 단지가 이달 분양에 돌입한다. 사진은 올해 처음으로 후분양으로 공급되는 과천주공 1단지를 재건축 '과천 푸르지오 써밋' 공사현장. <대우건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