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술협의회 이사장과 대한화학회 회장 등을 지낸 원로 학자 김용준 고려대 명예교수(사진)가 4일 오전 별세했다. 향년 92세.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고인은 미국 텍사스 A&M 대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받고 1965년 고려대 화학공학과 교수로 임용됐지만,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돼 1975년 해직됐다가 4년 뒤인 1979년 복직했다.
1980년에는 3·1 구국 선언에 이름을 올렸다는 이유로 다시 해직됐다가 1984년 복직되는 등 시국 사건으로 두 차례나 해직된 비판적 지식인으로 잘 알려졌다.
1970년 기독교 교수협의회 회장을 맡았고, 사상가 함석헌 선생과의 인연으로 1988년부터 '씨알의 소리' 편집위원장, 발행인(1989년) 등을 지내왔다.
특히 대우재단이 1986년 설립한 한국학술협의회 이사장을 맡으며 수년간 학술 총서 발간 및 학술연구지원 사업에 매진했다.
학계 내에서 '신과학운동'을 주도하며 과학과 종교의 접점을 찾고 후학 양성에 평생을 바친 공로로 2007년 제21회 인촌상 특별부문상을 받기도 했다.
저서로는 '과학인의 역사의식', '현대과학 어디까지 왔나', '단위제조공정', '과학이란 무엇인가', '내가 본 함석헌' 등이 있다.
유족으로는 동생 김숙희 전 교육부 장관, 김용옥 한신대 석좌교수, 아들 김인중 숭실대 명예교수, 김형중 전 서강대 평생교육원 부원장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 고려대 안암병원 201호에 마련됐다. 발인은 7일 오전이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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