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희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포럼] `알고리즘 저널리즘`으로 가짜뉴스 잡자](http://contents.dt.co.kr/images/201908/2019082002102369061002[1].jpg "[포럼] `알고리즘 저널리즘`으로 가짜뉴스 잡자")
가짜뉴스는 사람들의 흥미와 본능을 자극하여 관심을 끄는 황색언론의 일종이다. 가짜뉴스는 재정적 또는 정치적으로 이득을 얻기 위해 작성되고 발간되며, 종종 주목을 끌기 위해 선정주의, 과장된 또는 허위의 거짓 표제를 사용한다. 그런데 이런 가짜뉴스의 성격이 소위 진짜뉴스에서도 나타난다. 최근 대부분의 언론에서 독자들의 클릭을 유도하기 위해 낚시성 기사가 만연하고, 언론사의 재정적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사회적 이슈들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기도 하며, 광고성 기사를 통해 공익보다 광고주의 이익을 대변하고 과장한다.
대중의 알권리를 빙자해 상품화된 기사가 만연하기도 한다. 결국 정론이라고 자칭하는 진짜 뉴스들도 정도의 차이일 뿐이지 가짜뉴스와 본질적으로 큰 차이가 없는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진짜뉴스와 가짜뉴스의 차이는 본질적 문제가 아니라 정도의 차이다. 객관적 현실을 주관적인 프레임으로 반영하는 언론의 본질적 현상과 관련 되는 것으로 결국 완전한 객관적 보도, 완전한 불편부당한 시각, 완전한 진실에 부합한 보도는 없다는 현실적 한계를 드러내는 것이다.
기자나 편집데스크가 대중보다 우월하다는 우월적 시각에서 뉴스를 편집하고, 기사를 고르는 게이트키핑의 과정에서 스마트한 대중은 이제 그런 계몽주의적 뉴스에 싫증이 나있을지 모른다. 특히 국내와 같이 진보 보수의 이념 양극화가 심하고, 여론스펙트럼이 패턴화되어 있으며 인터넷 여론의 다이내믹스가 높은 상황에서는 더더욱 객관적 보도, 투명적 정보취재, 책임성 있는 보도는 요원한 일일지 모른다.
이러한 기존언론에 대한 대안으로 사람들은 알고리즘 저널리즘에 눈을 돌리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이미 기존 제도권 언론이 쇠퇴하며 대안으로서 로봇 저널리즘, 알고리즘 저널리즘, 가상현실 저널리즘, 데이터 저널리즘 등 다양한 형태의 언론혁신이 이루어지고 있다. 디지털 사용자들은 언론을 더 이상 신뢰하지 않으며 더 이상 언론을 뉴스 소스로 생각하고 있지 않다.
디지털 기술의 급격한 진보는 뉴스 소비행태를 바꾸고 뉴스와 언론사의 정의를 재규정하고 있고 언론의 가치를 재설정하고 있다. 이러한 급격한 전이는 기술의 진보와 더불어 자연적 언론현상의 도태와 적자생존의 법칙이 그대로 나타난 결과이다. 대중은 제도권 언론이 제공하는 언론사의 편견이나 정치적 주장이 들어가 있는 천편일률적 기사보다는 자기의 신념에 맞춰주는 뉴스, 자신이 보고 싶은 뉴스만 골라주는 알라카르테(a la carte) 시스템을 선호한다. 알고리즘 저널리즘은 개인화되고 기자의 편견이나 언론사의 입장이 배제된 알고리즘이 선택한 뉴스들을 독자에게 제공한다. 이제 독자들은 뉴스를 이념적 창작물이 아닌 유통될 수 있는 상품으로서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대중이 알고리즘 저널리즘에 열광하는 것은 단순한 알고리즘의 기술적 우월성만이 아닌, 그간 제도권 언론의 오류와 편견에 대한 회의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알고리즘 저널리즘도 기존 언론의 문제점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알고리즘 저널리즘에서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는 세 가지는 투명성, 객관성, 책임성이다. 기존 저널리즘 윤리에서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익명 취재원을 최소화한다거나 취재과정의 객관적 접근방법을 기사내에 명시하는 방식이 있듯이 알고리즘 저널리즘에서도 어떻게 데이터가 수집·처리·분석되었는지의 과정을 투명하게 보여주어야 하는 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다.
알고리즘 저널리즘에 의해 제공된 자동기사가 객관적 공평성을 담보하고 있는지도 중요한 저널리즘 가치로 부상하고 있다. 한편으론 알고리즘 책임성으로 알고리즘에 의해 생성된 기사나 컨텐츠가 가져올 사회적 영향에 대해 책임소재를 어디에 두어야 할지에 대한 논의 또한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이 책임성은 테슬라 자율주행 자동차의 사고를 둘러싼 법적 책임소재 문제와 비슷하다. 알고리즘에 의한 오보나 명예훼손적 기사에 대해 누구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을지에 대한 난제에 봉착하게 된다.
알고리즘 저널리즘이 사회의 지배적 플랫폼에 적용되어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지만 작동원리나 원칙은 아직까지는 비공개이다. 구글이나 페이스북의 뉴스추천 클러스터링 알고리즘을 자사가 공개하지 않는 이상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공개한다 한들 대중이 이해할 수 없는 기술적 용어로 된 알고리즘은 무용지물이다. 블랙박스와 같은 알고리즘에서 어떤 과정과 근거로 추천뉴스가 도출되었는지 알아야 알고리즘을 신뢰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최근에 설명가능하고 이해가능한 알고리즘(Explainable Understandable Algorithm)이 복잡한 알고리즘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대안적 언론으로 부상하고 있다. 설명가능한 알고리즘 저널리즘이 가짜뉴스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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