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물뽕(GHB)'을 포함해 신종 성범죄 약물을 사전에 탐지할 수 있는 진단 키트 개발이 추진된다. 최근 버닝썬 사건 등 새로운 약물을 사용한 성범죄 피해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불거지면서 신종 성범죄 약물을 정확하게 진단·탐지하는 기술개발 요구가 커진 데 따른 영향이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경찰청과 공동으로 국민생활안전 긴급 대응연구사업의 하나로, '휴대용 성범죄 약물 신속 탐지를 위한 기술개발'에 착수한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연구사업은 생명연, 경찰청, 에지피컴퍼니 등이 참여하며, 범죄 약물의 사전 진단키트의 현장 실증을 목표로 진행된다.
최근 버닝썬 사건 등 서울 강남 클럽 등에서 마약류 관련 사건과 약물을 이용한 성범죄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물뽕 등과 같은 사후 검출이 어려운 신종 성범죄 약물 사용에 따른 피해가 늘면서 심각한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현재 마약 감정 시약은 소변, 혈액, 모발에서 검출·사용하고 있으며,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들 제품은 가격이 비싸고, 정확도와 안정성이 떨어져 보급에 한계가 있다.
생명연은 성범죄 약물을 검출할 수 있는 '나노 발색 소재'를 이용해 종이나 스티커 형태의 진단키트를 개발할 예정이다. 아울러 성범죄 약물이 술이나 음료 등에 포함돼 있는지도 미리 감지하는 종이 형태의 '휴대용 탐지 키트'도 만드는 게 최종 목표다.
경찰청은 개발된 키트에 대한 현장 실증 테스트를 통해 성범죄 약물을 포함한 마약류 관련 범죄 사전 예방 시스템을 구축·운용할 방침이다.
기술개발에는 3억5000만원의 연구비가 투입된다. 생명연은 이날 경찰청, 과기정통부, 행안부, 한국연구재단, 에이지컴퍼니 등과 함께 사업 착수 보고회를 가졌다.
김장성 생명연 원장은 "생명연이 보유한 연구역량을 발휘해 출연연이 국내 사회문제 해결과 국민생활안전을 확보하는 연구개발을 주도하는 등 바이오 기술을 바탕으로 국가·사회 이슈나 국민 행복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