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 식품업계가 편의점을 신제품 테스트베드로 활용하고 있다. 새로운 상품에 민감한 1020이 편의점의 주 고객층인 데다가 상품 회전이 빠르고 다양한 상권에 입점해 있어 신제품의 반응을 살피기에 유리하다는 이유에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 식품기업들은 '편의점 전용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기존 제품을 1~2인 가구가 즐겨 찾는 편의점에 맞춰 소용량으로 선보이거나 특정 편의점과 손잡고 '단독 상품'을 내놓는 식이다.
풀무원은 CU와 손잡고 올해 최고 히트 상품인 '얇은피꽉찬속 만두'를 편의점용 소포장으로 출시했다. 기존 얇은피 만두가 1봉 440g인데 비해 편의점용 제품은 160g으로 구성돼 가볍게 한 끼를 즐기기 적당하다. 전자레인지를 주로 사용하는 편의점의 특성에 맞춰 전자레인지용 용기를 사용한 것도 차이점이다.
CJ제일제당도 비비고 왕교자의 전자레인지 전용 제품인 '비비고 찐 왕교자'를 출시, 편의점 시장 공략에 나섰다. 스팀 파우치에 담아 전자레인지 조리에도 만두 피가 딱딱해지지 않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오리온은 편의점 전용 스낵 '섬섬옥수수'를 선보여 1개월만에 200만개 판매를 돌파했다. 한 봉지당 1000원이라는 가격으로 값싼 맥주안주를 찾는 성인과 간식거리가 필요한 청소년층을 모두 공략했다는 평가다.
글로벌 기업들도 편의점을 통해 국내 시장 트렌드를 파악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파인트 아이스크림 1위 브랜드인 밴앤제리스는 오는 10월로 예정된 공식 진출을 앞두고 GS25 일부 점포에서 베스트셀러 4종을 판매하고 있다. 본격 론칭 전 국내 소비자들의 반응을 지켜보기에 편의점이 가장 적절하다는 판단에서다. 미국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헤일로탑도 지난 7월부터 GS25를 통해 제품 3종을 판매하고 있다.
편의점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다른 유통망까지 판매를 확장하는 경우도 있다. 삼양식품은 지난 5월 CU 단독으로 출시했던 마라탕면이 높은 인기를 끌자 전 유통망으로 판매를 확대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장년층이 주 고객인 대형마트보다 새로운 제품에 대한 호기심이 있는 젊은 층이 많이 찾는 편의점이 신제품을 테스트하기에 더 적합하다"며 "편의점 역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신제품을 단독으로 유치해 차별화를 이룰 수 있다는 점에서 적극적으로 테스트베드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아름기자 armijjang@dt.co.kr
식품업계가 편의점을 통해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은 한 CU 매장의 라면 매대. <김아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