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산업, VR기술응용 분야로 급부상 … 2025년 시장규모 6兆로 커질듯
삼성, 정신건강 앱 개발중… 병원들 재활치료 활용·VR치료센터 운영도
'5G 선도국' 韓, 기반기술 갖춰… "선점 위해 제도·정책적 뒷받침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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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정보통신기술) 융합기술 발달과 5G 기술의 등장으로 VR(가상현실) 산업이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의료분야에서도 VR 기술 융합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최근 들어 의료산업이 주요 VR 기술응용 분야로 급부상하고 있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에는 가상현실 주요 응용 분야 중 의료분야의 시장 규모가 51억 달러(약 6조 원)로 공학, 라이브 이벤트, 비디오 엔터테인먼트 등의 분야를 제치고, 관련 분야 중 가장 큰 시장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츠앤마켓츠에 따르면, 세계 의료산업에서의 가상현실 기기 시장 규모는 2016년 1억 4410만 달러(약 1730억 원)에서 연평균 24.79%씩 성장해 2024년 12억 4850만 달러(약 1조 4988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시장의 성장성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제시되는 가운데, 국내외에서는 이미 기업들을 중심으로 의료분야에서 VR 기술을 활용하는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융합연구정책센터의 '의료분야에서의 가상현실 산업 현황 및 동향' 보고서를 보면 미국 이머시브터치는 디지털 외과수술 솔루션으로 의료 VR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외과의는 VR 플랫폼을 사용해 복잡하고 정교한 외과수술을 리허설하여 외과수술을 계획할 수 있다.
또한 미국 서지컬씨어터는 MRI(자기공명영상장치), CT(컴퓨터 단층촬영장치)의 이미지를 바탕으로 섬세한 3D 모델을 구축할 수 있는 'Precision VR' 솔루션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VR헤드셋을 통해 3D 모델을 가상공간에 투영해 수술 전에 환부 확인이 가능하도록 했다. 의사가 환자와 함께 3D 모델을 보면서 수술 내용을 설명할 수도 있다.
일본 후지쯔는 2017년 도쿄대학과 함께 심장 시뮬레이터를 개발해냈다. 이 시뮬레이터는 MRI·CT로 촬영한 심장 이미지에 기초해 슈퍼컴퓨터 '케이'로 심장박동을 심근세포로부터 정밀히 재현해 낸다. 심장 시뮬레이터의 출력 데이터를 콘텐츠로 이용해 심장의 흥분전파를 360도 VR로 볼 수 있어 심전도-흥분전파과정 생성원리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국내 기업으로는 삼성전자가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 에프앤아이와 함께 자살 위험 진단과 예방, 심리 치료 등이 가능한 가상현실 기반의 건강관리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심리상태를 분석하는 진단키트, 심리 평가부터 교육·훈련 과정을 아우르는 VR 정신건강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다.
삼성전자 북미법인, 트래블러스 보험사, 제약업체 바이엘, 척추 전문병원 시너스시나이, 어플라이드VR 등과 함께 '디지털 통증 완화 키트'도 개발 중이다. 현재 효과를 시험하는 단계에 있다. 허리, 팔 또는 다리 골절 등 정형외과 부상자 대상으로 VR를 활용해 재활 치료를 시행 중이다. VR, 웨어러블 기기, 저주파 치료 등을 통해 심리 안정 효과와 통증 완화 효과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분당차병원의 경우, 뇌졸중으로 팔을 잘 사용하지 못하는 환자들에게 게임방식의 VR 재활 치료를 진행하고 있다. VR용 안경을 착용하면 바다를 배경으로 한 게임을 즐기면서 재활 치료를 할 수 있다.
분당서울대병원에서도 재활치료에 VR 기술을 활용 중이다. 이 병원은 뇌졸중 환자 치료를 위해 2014년 서울대학교 공과대학과 공동연구로 마이크로소프트의 3차원 동작 인식 카메라 '키넥'을 이용한 VR 치료 프로그램 을 개발했다. 이를 활용하면 환자는 병원을 방문하지 않고도 집에서 로그인만으로도 장소와 시간의 제약 없이 재활치료를 진행할 수 있다.
그런가하면, 가천대길병원은 2018년 1월 VR 기술을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나 공황장애 치료에 접목하는 '가상현실 치료센터'를 개소했다. 센터에서는 VR을 이용해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나 공황장애를 앓는 환자들을 특정 환경에 반복적으로 노출시켜 장애 개선을 유도하고 있다.
박혜경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융합연구정책센터 연구원은 "의료분야에서의 VR기술이 국가 성장 동력 수단으로 주목받게 되면서 세계 주요 국가, 기업들은 이를 위한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며 "국가, 기업들의 지속적인 지원으로 의료분야에서의 VR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의료서비스의 질이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5G의 선도국으로서 VR 기술에 필요한 기반기술이 구축돼 있어 VR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고 있다"며 "시장의 니즈를 신속히 반영해 기술개발에 투자함으로써 의료분야에서의 VR 산업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도록 제도적·정책적으로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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