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상형 전자담배 유해성 논란
일부제품 판매 금지 조치도
국내도 '쥴·릴 베이퍼' 도마위
업계 "당국 움직임 예의주시"
일부제품 판매 금지 조치도
국내도 '쥴·릴 베이퍼' 도마위
업계 "당국 움직임 예의주시"
연합뉴스
[디지털타임스 김민주 기자] 액상형 전자담배가 출시 초기 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미국에서 액상형 전자담배 흡연으로 사망하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판매가 금지되자, 국내 담배업계도 초긴장 상태에 놓였다. 여기다 액상형 전자담배 세금 인상 논란도 발목을 잡았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보건복지부는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고 나섰다. 최근 액상형 전자담배 흡연으로 미국에서 급성 폐질환으로 8명이 사망하거나, 530여명이 폐질환을 얻는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캐나다에서도 액상형 전자담배를 사용한 10대 청소년이 같은 병에 걸리는 등 환자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추세다.
미국 질병통제센터(CDC) 또한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기 전까지 액상 전자담배 사용을 중단할 것을 권고했다. 앞서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인체 유해성 논란이 불거진 가향 액상형 전자담배 판매 금지 조치를 내렸다. 미국 전자담배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쥴은 현지에서 퇴출 위기에 놓이게 됐다. 중국에서도 유해성 논란의 중심에 휩싸이며 출시 이틀 만에 판매 중단되기도 했다.
국내 담배 시장은 지난 5월 이동식저장장치(USB) 모습의 싱종 액상형 전자담배가 출시 이후 액상형 전자담배를 대거 내놓았다. 쥴에 이어 KT&G가 액상형 전자담배 '릴 베이퍼'를 곧바로 출시했고, JTI코리아는 '플룸테크'를, BAT코리아는 '글로 센스'를 출시했다. 여기서 도마에 오른 제품은 쥴과 릴베이퍼이다.
국내 담배업계 시장은 미국과 한국 당국의 움직임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먼저 불똥이 튄 담배회사들은 앞다퉈 해명에 나섰다. JTI코리아 관계자는 "우리 제품은 하이브리드형이라, 문제가 된 제품과는 상관이 없다"고 논란을 일축했다.
이날 필립모리스는 "아이코스의 히트스틱은 이번 중증호흡기질환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THC 및 비타민 E 아세테이트를 함유하고 있지 않다"고 즉각 입장을 표명했다.
하지만 쥴과 KT&G의 입장은 난처해진 상황이다. 벌써부터 액상형 전자담배 유해성 논란으로 사용을 중단한 소비자들도 부쩍 늘었다. 쥴을 3개월 째 사용 중인 김수형(27세) 씨는 "뉴스를 접하고 아무래도 찝찝한 마음에 기존에 가지고 있던, 궐련형 전자담배로 다시 바꿨다"며 "미국과 한국 당국에서 명확한 입장 표명이 있기 전까지는 사용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담배업계는 아직까지 뚜렷한 당국의 결과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으로는 미국에서 중증 폐질환을 발생시킨 물질이 국내에 유통되지 않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FDA는 중증 폐질환에 걸린 환자들의 대다수는 대마성분인 THC 상당량과 비타민 E 아세테이트를 함유하고 있는 액상형 전자담배 제품을 사용한 경력이 있는 것으로 특정됐다. 이들 물질은 국내에서 생산 및 판매가 불가하다.
쥴 랩스 관계자는 "미국에서도 전체 제품에 대한 상품 판매 금지 조치는 아직 계류중이며 가향 제품에 한해 판매 중단이 들어간 상태"라며 "미국과 한국의 상황은 별개라고 인식하고 있으며, 일단 당국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KT&G 관계자는 "아직 지켜보자는 입장인 만큼 구체적인 대응 계획이 없다"며 "문제가 됐던 유해물질이 자사에서는 생산되지 않기 때문에 큰 걱정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이를 계기로 정부가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세율 조정을 검토하는 것은 부담 요인이다. 정부는 액상형과 궐련형 전자담배에 붙는 담배소비세와 개별소비세율 등 제세부담금 조정을 검토한다. 일반 담배에 부과되는 제세부담금과의 형평성을 고려한다는 방침이다.
담배회사의 경우 정부와의 관계에서 을일 수밖에 없어, 세율이 인상되면 따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KT&G 관계자는 "정부가 세율을 인상하면 담배회사는 따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쥴 랩스 관계자도 "정부가 무엇을 결정하든지, 따를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아직 지켜보고 있는 상황에서 구체적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민주기자 stella2515@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