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내년에 2% 달성도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는데 내년에도 반등 흐름이 미약할 것이란 분석이다.
6일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2020년 국내외 경제이슈'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경기는 이미 저성장과 저물가, 저금리 3저 현상이 심화되고 있으며 수출, 투자 개선 가능성도 희박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2020년 경제성장률은 2%에 미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보고서의 전망이다. 보고서는 또 글로벌 제조업과 한국 제조업이 모두 부진해 수출과 투자 반등이 제약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7.8로 8월(49.1)에 이어 두 달 연속 50 아래로 떨어졌다. PMI는 경기 동향을 가늠하는 지표로 기준선인 50을 밑돌면 경기 위축을 뜻한다. 9월 한국 제조업 생산능력지수는 1년 전보다 1.9% 떨어지면서 통계 작성 이래 최대 폭 감소했다.
국내외 경제 이슈와 관련해선 △글로벌 저성장 △58년생 국민연금 수령 △부동산 경기 △수출 여건 △기업 부실 리스크 등을 꼽았다.
보고서는 주요국 금리는 이미 낮은 수준이라 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한 통화정책 여력이 줄어들었으며, 재정정책을 통한 경기 부양도 쉽지 않다고 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올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하했고 유럽중앙은행(ECB)도 제로(0%)금리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과 유로존 모두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이 증가 추세인 만큼 재정 여력도 제한된 상태다. 보고서는 다만 우리나라는 재정 상황이 상대적으로 좋아 재정을 확장적으로 운용할 여력이 있다고 제시했다.
내년부터 출생인구가 가장 많은 1958년생이 국민연금을 받기 시작한다. 보고서는 58년생 등 베이비붐 세대는 이전 세대보다 소득과 자산이 많아 은퇴 후에도 상대적으로 소비를 많이 할 수 있다고 봤다. 내년 부동산 경기는 정부 정책 영향에 주택가격 하락 압력이 우세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 수출 역시 큰 폭으로 반등하기 어려울 전망이며, 산업 고도화로 중국이 부품을 자체 조달하면서 중국 경기가 회복하더라도 한국 수출이 개선되는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봤다. 경기둔화로 수익성이 악화하며 기업 부실 위험도 커졌다. 앞으로 기업 수익성과 채무상환능력이 나빠지며 한계기업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 보고서의 분석이다.
홍준표 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 경기 회복세를 확대하려는 노력이 시급하다"며 "확장적·효율적 재정 집행, 사회간접자본(SOC) 조기 착공, 규제 개혁 등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제언했다.
홍 연구위원은 이어 "최근 기업 부실 리스크는 경기둔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에 기인한 것"이라며 "부실이 확대되지 않도록 정책적인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성승제기자 bank@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