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포럼] 종이신문 과연 살아남을까](http://contents.dt.co.kr/images/201910/2019102802102369061001[1].jpg "[포럼] 종이신문 과연 살아남을까")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가 가장 오래 사용한 앱도 유튜브로 나타났다. 앱과 리테일 분석서비스를 제공하는 와이즈앱은 국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이용자의 앱별 사용현황을 조사한 결과 2019년 8월 기준 유튜브가 460억 분으로 1위를 차지하였다고 밝혔다. 국내 이용자는 하루 평균 스마트폰을 3시간 48분 이용하며 이 중 45분을 유튜브를 이용하는데 할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년 대비 29% 성장했고 월간 활성 사용자 수는 3300만명에 달한다.
반면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실시한 2018년 언론수용자 의식조사에 따르면 종이신문에 대한 열독률은 지난 20년간 감소하면서 17.7%에 머무르고 있고 하루 평균 열독시간은 5.7분에 불과하다. 적어도 종이신문에 할애하는 시간이 심층기사 한두 개 정도 읽는 정도에 그친다는 점이다. 기초적인 데이터만 확인하더라도 기존 미디어는 위기에 봉착해 있으며 뾰족한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하루에 단 5분을 할애하는 매체와 45분을 몰입하게 하는 매체, 최대 150만을 가입자로 한 종이 신문과 3300만명을 가입자로 둔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기술 기반의 스크린 서비스는 비교가 무의미하다. 게다가 유튜브의 등장으로 상황은 더 악화되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레거시 미디어(전통 미디어)에서 주도하는 여론의 형성이 일반 시민의 생각 및 정서와 괴리가 발생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과거에는 주요 매체가 설정한 논점이 여론을 주도하고 이러한 집단적 사고가 사회적 의사결정에 지대한 영향을 끼쳐 왔다면, 최근의 몇몇 정치적 사안에서 언론 매체의 역할이 대중의 정서 형성의 다양성과 그 비중을 담아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대중은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듯이 스스로 선호 채널과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이를 통하여 집단적 사고와 의사결정을 해내고 이를 행동으로 옮기고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서비스 제공자가 활용하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은 이용자가 선호하고 입맛에 맞는 콘텐츠를 자동으로 분석·제시한다. 하지만 확증 편향이나 정치적 경향이 심화되면서 가짜뉴스 문제, 인신공격, 혐오발언 등의 역기능이 나타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신기술이 가져온 영향은 언론과 미디어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정보통신 기술이 가장 보급이 잘 되어있고, 인터넷 기업과 모바일 서비스 기업의 대부분의 매출이 온라인 광고라는 점에서, 기존 광고 생태계에 의존하는 전통적 미디어가 형성한 시장은 기초부터 흔들리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광고 업계에 한정된 산업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언론과 미디어가 사명으로 가지고 있는 진실에 대한 추구와 이를 토대로 형성되는 민주적 가치의 수호라는 측면에서 살펴 보야야 한다. 지난 미 대선에서 러시아 스캔들로 이해되는 여론에 영향을 주려는 다양한 시도는 주권자가 의사결정을 하는데 의도적인 영향을 끼침으로써 그 국가가 역사적으로 축적해 정착한 정치 제도를 일거에 붕괴시키는 결과를 낳게 하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새로운 기술이 낳은 결과이다. 인터넷, 스마트폰, 초광대역 네트워크 및 새로운 콘텐츠 서비스 등 해외에서 물 밀듯이 밀려오며 클라우드로 서비스 되는 이 시대에 대처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곧 다가올 선거와 같은 우리 사회의 대형 이벤트에서 시민들이 올바른 의사결정을 하기 어려울 것이다. 레거시 미디어의 참여자와 경영진이 유튜브의 다양한 채널이 내보내는 정보가 할일 없는 자들의 '심심풀이 시간 죽이기'라는 관점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서초동과 광화문에서 나타나는 현상이 그저 미친 광기로만 이해되고 말 것이다. 지금 미디어는 벼랑 끝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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