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M&A로 요동치는 車산업
정의선 수석부회장, 타운홀미팅
"조립만 하던 양적성장시대 끝
앞서가는 서비스 솔루션 내놔야"
정의선 수석부회장, 타운홀미팅
"조립만 하던 양적성장시대 끝
앞서가는 서비스 솔루션 내놔야"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대규모 인수·합병(M&A) 등으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요동치면서 현대·기아자동차가 세계 완성차 업계 판매 순위 5위권 밖으로 밀려날 전망이다. 세계 완성차 판매 순위 10위권 내 FCA(피아트크라이슬러오토모빌)와 PSA(푸조·시트로엥)의 합병이 현실화하면 단숨에 4위로 올라서기 때문이다.
과거 자동차 업체 간 M&A가 덩치를 키우기 위한 양적성장을 목적으로 했다면, 이제는 생존을 위한 절박함이 깔렸다는 평가다. 전기차, 수소연료전기차 등 친환경차와 자율주행 등 미래차 시대를 앞두고 관련 기술을 선점하지 못한다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앞으로 살아남기 위한 방안으로 '서비스'를 강조했다.
◇車 업계 3년만에 '빅딜'…'끝없는 구애' FCA 종착지는 PSA = 3일 업계에 따르면 가장 최근 세계 자동차 업계의 M&A는 지난 2016년 일본 닛산의 미쓰비시자동차 편입이었다. 당시 닛산은 약 2조원을 출자해 미쓰비시 지분 34%를 인수하며 실적을 편입하기로 했다. 이로써 닛산은 2002년부터 르노와 맺고 있던 협력관계에 미쓰비시까지 더해 '삼각편대'를 구성했다. 2017년 르노·닛산은 세계 자동차 판매 4위 업체였지만, 미쓰비시가 더해진 작년 세계 판매 2위에 올라섰다.
3년이 흐른 뒤 또다시 지각변동이 예고됐다. FCA가 PSA와 합병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세계 판매 10위권 내인 두 회사의 판매량을 합치면 작년 기준 1위 폭스바겐(1083만대), 르노·닛산·미쓰비시(1076만대), 도요타(1059만대)에 이어 4위로 뛰어오른다. 그 뒤로 GM(838만대)과 현대·기아차(740만대) 순이다. 현대·기아차는 2010년 5위에 올랐지만, 10여 년 만에 5위권 밖으로 내몰릴 처지다.
FCA는 작년 사망한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전 회장 재임 시절부터 끝없이 M&A를 추진해왔다. GM의 반대 의사에도 끝없이 '러브콜'을 보냈다. 상황이 여의치 않자 포드, 도요타 등도 M&A 업체로 거론됐다. 작년 5월에는 르노와 M&A를 추진하기도 했지만, 노조의 반대와 프랑스 정부의 미온적 태도로 한 달 만에 무산됐다. 종착역은 PSA였다.
◇車 조립하는 회사는 '끝'…"살아남을 길은 서비스 회사"=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최근 직원과 함께한 타운홀미팅에서 "자동차 회사가 인수합병해서 없어지는 회사도 있다"며 "그중에 우리도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미래에서 살아남고 없어지는 회사가 나올 것"이라며 "그중에서 잘 살아남아서 경쟁력을 갖추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살아남기 위한 방안으로 '서비스'를 꼽았다. 차만 잘 만들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에서 앞서가는 솔루션을 내놓아야 만이 소비자가 선택한다는 것이다.
이전 현대·기아차가 추구해왔던 '양적 성장'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1999년 세계 판매 10위였던 현대·기아차는 꾸준히 판매량을 늘려 세계 5위 업체로 성장했다. 매년 공격적으로 판매 목표치를 설정하며 꾸준히 덩치를 키웠다. 그 결과 2014년 처음으로 연간 800만대 시대를 열기도 했다. 하지만 곧바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올해까지 사실상 5년 연속 판매 목표 달성에 실패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경쟁사들이 인수합병(M&A)과 구조조정으로 군살 빼기에 몰입한 것과 반대로, 외형성장에만 치중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현대차그룹도 변화하기 시작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꼭 1등 하기 위해서가 아니다"며 "자동차 볼륨(판매)으로 1000만대, 1100만대보다 기업 문화가 굉장히 다른 쪽으로 진보적으로 나가서 그 면에 있어 1등을 하는 회사가 되고, 그것이 추구해야 할 목적"이라고 말했다.
김양혁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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