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에 최적화된 AI 개발
음성인식 스마트 수술실 마련
의료도 4차산업혁명으로 진화
내년엔 '바이오빅데이터' 구축
바이오헬스 新시장 개척 나서
음성인식 스마트 수술실 마련
의료도 4차산업혁명으로 진화
내년엔 '바이오빅데이터' 구축
바이오헬스 新시장 개척 나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5G 등 최첨단 정보기술(IT)이 제약·바이오, 의료 분야에 빠른 속도로 전파되고 있다. AI와 빅데이터 기술을 결합해 신약개발 기간과 비용을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여가고 있고, 각 개인의 유전자 정보를 추출해 맞춤형 건강, 치료기술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세계 주요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신약개발 시스템에 AI 기술을 접목하기 시작했고, 미국, 유럽, 일본 등 세계 주요 제약바이오 강국들이 IT와 바이오 기술을 결합한 '바이오융합' 패권경쟁에 나서고 있다.
삼성, IBM, 구글, 애플 등 기존 글로벌 IT 기업들이 모바일과 클라우드, 빅데이터, AI 기술 역량을 활용해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 속속 합류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화이자, 얀센, 노바티스, 테바 등 다국적 제약사들도 AI 신약개발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AI를 신약개발에 활용해 평균 10년, 50억 달러(약 5조 원)가 소요되는 신약개발 기간과 연구개발(R&D) 비용을 10분의 1수준으로 줄이고, 신약 후보 물질의 탐색·발굴의 정확도와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같은 기대 속에 2019년 전 세계 AI 신약개발 시장은 3400억 원 규모로 성장했고, 지난해 미국 AI 스타트업에 투입된 펀드 투자규모만 해도 약 2조3000억 원에 달한다.
국내에서도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 주요 종합병원을 중심으로 AI 신약개발, AI 치료법 개발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국내 대표 제약사 중 하나인 대웅제약은 헬스케어인공지능사업부를 신설해 신약개발 뿐만 아니라 질병의 전반적 관리에 적용할 AI 기술개발을 진행 중이다. 일동제약은 면역항암제 분야의 연구개발에 AI를 활용하고 있다. SK바이오팜도 중추신경계 연구 데이터를 기반으로 SK C&C와 협력해 신약 개발에 최적화한 AI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병원 수술실도 AI 기술이 결합돼 진화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음성인식 기술을 이용해 수술실의 워크플로우를 자동화하는 AI 음성인식 기반 스마트 수술실을 구축했다. 이대서울병원도 의료기기·장비 사용, 영상 송출 등 일련의 작업을 네트워크 상에서 하나로 통합해 '스마트 터치 패널'로 제어할 수 있는 수술실 통합시스템을 갖췄다.
프로스트앤설리번에 따르면 오는 2025년까지 전 세계 종합병원 중 약 10%가 ICT 기술과 의료 서비스·시스템을 융합한 스마트병원으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AI, 빅데이터 기반의 바이오융합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국가간 경쟁도 이미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세계 최대 바이오·제약 강국인 미국은 뇌를 중심으로 AI 기술 개발과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브레인이니셔티브' 정책, ICT 융합 의료를 활성화하는 정밀의학 전략을 범 국가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유럽에서도 ICT 기반 뇌 연구 프로젝트에 10년간 10억 유로를 투입하는 연구개발을 추진 중이며, 일본은 첨단기술과 모바일 서비스, 빅데이터로 보건의료 산업경쟁력을 강화하는 '일본재흥전략'을 시작했다.
우리나라도 내년부터 100만 명 규모의 '국가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 프로젝트가 닻을 올린다. 정부는 오는 2029년까지 암, 희귀 난치질환 환자 40만 명과 환자가족 등 일반인 60만 명을 포함해 총 100만 명 규모의 유전체 빅데이터 정보를 수집한다. 희귀 난치질환 원인 규명과 개인 맞춤혁 신약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에 활용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국내 바이오제약 기업들이 IT 기술과 의료기술을 결합한 신(新) 헬스케어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아직 갈길이 멀다. 초고속 통신망으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원격의료 서비스는 지난 2000년대 초 법안이 발의됐지만, 이해관계자들의 대립으로 20여년이 다 되도록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미국, 유럽 등지에서 유전체 검사서비스가 미래 신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동안, 국내 DTC(소비자 직접 의뢰) 유전체 분석시장은 규제에 발목이 잡혀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